서울 1분기 아파트 전세가율 60%...“매매값 하향조정 탓”

by박민 기자
2020.03.09 10:05:08

지난해 4분기 대비 3%포인트 상승
입주 2년 안팎 단지, 전세가율 크게 올라

[이데일리 박민 기자] 올해 들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에서 전세가격이 차지하는 비율(전세가율)이 60%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올랐다. 예컨대 매매값이 10억원이라면 전세가격은 6억원이라는 설명이다. 다만 전셋값 상승이 원인이 아니라 아파트 매맷값 하락으로 전세가율이 오른 것이어서 눈길을 끈다.

9일 부동산 중개 플랫폼 직방이 국토교통부 아파트 실거래가를 분석한 결과 올해 1분기(1월~3월) 서울 아파트 평균 전세가율은 59.9%로 집계됐다. 직전 지난해 4분기(56.9%)보다 3%포인트(p) 올랐다.

직방은 “이번 조사에서 나타난 전세가율 상승은 전세 가격이 올랐다기보다 부동산 대책 이후 신축이나 고가 아파트 등 가격이 많이 오른 단지를 중심으로 매매가격 하향 조정이 나타난 결과”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강남구 도곡동 ‘도곡렉스’ 전용 84㎡짜리 단지는 지난해 4분기 24억9000만~22억5000만원 사이에 매매가 거래됐지만, 올 1분기 23억원대로 뚝 떨어졌다. 서초구 방배동 방배아트자이도 같은 면적형이 지난 4분기 18억원대에 손바뀜이 이뤄졌지만 올 1분기 들어 17억7500만원으로 매매값이 빠졌다.

특히 지난 2018년 이후에 입주한 신축 단지를 중심으로 전세가율이 크게 올랐다. 서울 신축아파트 1분기 전세가율은 65.0%로 지난 4분기(54.2%)보다 10.8%포인트 크게 올랐다. 같은 기간 전세가격도 내렸으나 매매값은 이보다 더 크게 하락하면서 전세가율이 상승한 것이다.



이호연 직방 매니저는 “9억원 초과 단지는 주택담보대출비율(LTV) 비율이 낮아지고, 15억원 초과는 아예 금지되면서 고가 신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가격이 약세로 돌아섰다”고 말했다.

기존 아파트(2018년 이전에 입주) 전세가율은 4분기 56.9%에서 1분기 59.9%로 3.0%포인트 상향하는데 그쳤다. 신축에 비해 가격 하락폭이 낮아 상대적으로 전세가율 상승폭이 낮았다.

경기도 역시 서울과 같은 이유로 1분기 전세가율이 71.5%로 4분기(68.2%) 대비 3.3%포인트 올랐다.

직방은 서울 등 수도권 전세가율이 매매가격 하향 조정의 영향으로 당분간 오름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 매니저는 “수도권 중심으로 입주물량이 여유가 있기 때문에 전세시장 안정이 이어질 것”이라며 “학군이나 선호지역을 위주로만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