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김정남 기자
2015.02.25 10:34:11
당정청, 박근혜정부 3년차 시작과 함께 정책조정협의회
"당 중심으로 정책 계획·홍보·집행 등 추진…조율 공고히"
[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청와대와 정부, 새누리당은 박근혜정부 3년차부터 당이 정책의 중심에 서는데 의견을 모았다. 청와대·정부가 쥐던 계획·홍보·집행 등 정책 주도권을 당으로 옮겨오자는 것이다. 여권 전반의 정책기조에 있어 변화도 감지된다.
△군인·사학연금 추진 논란 △연말정산 파동 △건강보험료 개편안 논란 등 여권 내부의 정책 혼선이 많았는데, 앞으로는 이를 막아야 실질적인 성과를 낼 수 있다는 위기감도 그 기저에 있다.
당·정·청 핵심인사들은 25일 오전 국회 사랑재에서 1시간20분가량 첫 정책조정협의회를 열고 이같은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황우여 사회부총리는 협의회 이후 기자들과 만나 “국회가 중요하니 당을 중심으로 하자는 (얘기가 있었다)”면서 “정책홍보 문제도 당이 국민들과 가장 가까우니 당 중심으로 해야 소통도 되지 않겠느냐고 했다. 당이 책임을 진다기 보다는 당을 중심으로 계획부터 홍보, 집행까지 (주도적으로 하자는 얘기가 있었다)”고 했다.
최경환 경제부총리는 “유익한 자리였다”면서 “앞으로 당과 여러가지 정책 형성과정부터 잘 해서 당정청이 일체감을 가질 것”이라고 했다.
유승민 원내대표 등 새누리당은 이날 청와대·정부 중심으로 중점법안을 정하는 등의 방식을 깨고 이제는 당에 맡겨달라는 주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야당을 존중해야 한다는 얘기도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당 원내 핵심관계자는 “청와대·정부가 원하는 것을 다 받을테니 일방적으로 하지 말자는 얘기를 했다”고 전했다.
특히 최근 도시가스 요금인하 발표안을 정부가 당과 조율하지 않고 만든 사실도 거론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최 부총리 등 정부 측에서도 최대한 야당을 배려해 11개 남은 여권 차원의 경제활성화 법안의 내용을 수정할 수도 있다는 의사를 전했다고 한다.
공무원연금 개혁과 건보료 개편 등도 다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민현주 원내대변인은 “공무원연금 개혁은 일정대로 해나가기로 했다”면서 “건보료 개편은 오늘도 당정간 논의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당정청은 세월호 참사 이후 인양 등 후속조치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이 문제 역시 당을 배제하지 말고 여권 전반이 함께 조율하기로 했다. 다만 인양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 결론을 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 내부의 조율 문제는 앞서 모두발언에서도 두드러졌다. 원유철 새누리당 정책위의장은 “정부 측이 검토하는 모든 정책을 입안부터 발표까지 당과 긴밀하게 상의하고 조율해달라”고 했고, 최경환 부총리도 “집권 3년차는 가시적으로 성과를 내야 할 시기다. (정책조정협의회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했다.
당정청 협의회 직후 열린 새누리당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도 김무성 대표가 “집권 3년 차의 화두는 책임이 돼야 한다. 새누리당은 책임여당, 정부는 책임총리·책임장관의 역할을 제대로 해야 한다”며 힘을 보탰다.
당정청은 추후 협의회 일정은 아직 잡지 않았다. 앞으로는 국회와 총리공관 등에서 번갈아가며 열릴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협의회에는 당에서 유 원내대표와 원 정책위의장 외에 조해진 원내수석부대표, 조원진·안효대·강석훈 정책조정위원장 등 6명이 참석했다.
정부에서는 최·황 부총리 외에 추경호 국무조정실장,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 이근면 인사혁신처장, 김영석 해양수산부 차관 등이 나왔다. 청와대에서는 현정택 정책조정수석과 조윤선 정무수석, 안종범 경제수석, 최원영 고용복지수석 등이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