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자는 코스피, 인플레이션이 깨운다"

by김인경 기자
2014.07.01 11:39:29

김형렬 교보증권 매크로팀장 한국거래소 기자간담회
美 물가 상승으로 인한 금리 인상..주식 매력 부각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잠자는 코스피를 인플레이션이 깨운다? 하반기 미국의 물가가 상승하며 금리 인상시점이 본격적으로 논의되면 코스피도 강세를 보일 것이라는 의견이 나왔다.

1일 김형렬 교보증권 매크로팀장은 서울 여의도동에 위치한 한국거래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하반기 키워드는 물가와 시장금리”라며 이같이 밝혔다.

지난 3년간 코스피는 박스권에 갇혀 있었다. 선진국 증시가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고 신흥국 증시 역시 자금 유입 러시에 양적 확장을 이뤘지만 코스피는 어느 한 군데에도 끼지 못한 상황.

김 팀장은 “코스피의 밸류에이션 매력이 약화됐고 시장의 힘도 빠졌다”며 “내년 기업의 예상이익은 120조원이지만 이를 현실적으로 낮춰 계산하면 현재 주가수익비율(PER)은 12~13배 영역에 진입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게다가 지난해 4분기 삼성전자(005930)의 어닝쇼크를 시작으로 스마트폰 수요 감소에 따른 우려가 분기마다 터져나오고 있다. 또 원고 현상으로 인한 현대차(005380) 등 자동차 업종의 영업이익 악화도 점쳐진다.

투자의 방향성도 보이지 않는다는 것도 답답하다. 유일한 매수주체였던 외국인이 선진국으로 회귀하고 있는데다 개인투자자들도 코스피를 떠나고 있다. 김 팀장은 “거래대금 감소와 주식형 펀드의 순자산 하향 추세를 감안하면 코스피 2000포인트를 방어하고 있는 지금 상황마저 의아하다”며 “돈 냄새가 나지 않는 것이 현재 주식 시장”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김 팀장은 물가 상승과 금리 인상을 통해 밸류에이션 매력이 개선될 가능성은 높다고 평가했다.

현재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출구전략을 준비하고 있다 하지만 채권시장의 강세는 여전하다. 그러나 자산매입을 끝낸 연준이 기준금리 상승 시기에 대한 논의를 시작하면 투자자들 역시 채권이 아닌 다른 투자대안을 찾기 위한 움직임도 나타날 것이라는 평가다.

김 팀장은 “완만한 물가상승은 경제가 정상적으로 작동한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미국의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이 출구전략으로 나타난다면 금리 추세를 변화시키는 트리거로 작동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기업의 명목 이익이 증가하게 되면 주가수익비율(PER)이 낮아지는등 밸류에이션도 개선된다는 평가다.

아울러 삼성전자에 대한 실적 우려는 나오고 있지만 삼성전자나 현대차 등을 제외한 다른 산업들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만큼 과도한 우려는 자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 팀장은 “1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7% 증가한 31조6000억원을 기록했고 순이익 모멘텀이 회복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최근 2년간 부진했던 자본재 산업과 금융 등에 대한 전망이 밝은 만큼, 코스피에 대한 작은 희망은 유지해야 한다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