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상원, ‘엔비디아 첨단칩 中 수출 30개월 금지’ 법안 추진

by김윤지 기자
2025.12.05 07:15:18

초당파 상원의원들 ‘SAFE’ 법 발의
엔비디아 블랙웰 등 30개월 中수출 금지
“中, 첨단칩 확보시 美 AI 기술 위협할것”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미 상원에서 초당파 의원들이 엔비디아 첨단 칩의 중국 수출을 막는 새로운 법안을 발의했다고 4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이는 중국이 미국의 핵심 인공지능(AI) 기술 접근을 차단시키기 위한 조치다.

해당 법안은 이른바 ‘안전하고 실현 가능한 칩 수출법’(Secure and Feasible Exports Act, SAFE)으로, 미 상무장관이 향후 30개월 동안 중국으로의 첨단 칩 수출 허가를 거부하도록 요구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법안이 통과되면 엔비디아는 중국에 H200이나 블랙웰처럼 최첨단 칩을 판매할 수 없다. 이는 백악관이 엔비디아 H200의 대중국 수출 승인 여부를 검토하는 가운데 나왔다.

엔비디아의 젠슨황 최고경영자(CEO)(사진=AFP)
피트 리케츠(공화·네브래스카) 미국 상원 외교위원회 동아태 소위원장과 미 상원 외교위원회 소속 크리스 쿤스(민주·델라웨어) 의원이 이번 법안을 공동 발의했다. 리케츠 의원은 미국이 중국과의 인공지능 경쟁에서 앞서 있는 이유가 “전 세계 컴퓨팅 파워에서의 미국의 지배력” 때문이라면서 “중국이 이 칩들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막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현재 시행하고 있는 AI 칩 제한을 법제화해 미국 칩 기업이 계속 빠르게 혁신할 수 있게 하는 것이 미국의 컴퓨팅 우위를 확대하는 길”이라고 말했다.

쿤스 의원은 “남은 21세기는 누가 AI 경쟁에서 승리하느냐이며, 이 기술이 ‘자유로운 사고와 자유시장’이라는 미국의 가치 위에 구축되느냐, 아니면 중국 공산당의 가치에 기반하느냐에 달렸다”고 말했다.

공화당의 톰 코튼(아칸소), 데이비드 맥코믹(펜실베이니아) 상원의원과 민주당의 진 섀힌(뉴햄프셔), 앤디 김(뉴저지) 상원의원 등도 해당 법안을 지지하고 있다.



엔비디아는 해당 법안과 관련해 AI 기술은 비군사적 용도에 대해 개방성이 유지돼야 한다면서 ”이는 미국 일자리를 창출하고 국가 안보를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워싱턴의 중국 강경파들이 트럼프 대통령이 시진핑 국가주석과 10월 합의한 무역 협정을 유지하기 위해 안보 문제를 무시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제기하는 가운데 나왔다. FT는 전일 미국 재무부가 중국 국가안전부(MSS)에 제재를 부과하려던 계획을 보류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미국 통신망을 겨냥해 대규모로 해킹한 ‘솔트 타이푼’ 사건과 관련된 제재였다.

미국 워싱턴의 초당파 싱크탱크인 ‘진보연구소’(IFP)의 기술연구원 사이프 칸은 중국이 엔비디아의 H200에 접근할 수 있게 된다면 큰 이익을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상무부 등을 거친 그는 “H200에 대한 접근은 중국이 최전선급 AI 슈퍼컴퓨터를 구축해 가장 강력한 AI 시스템을 만들도록 할 것”이라면서 “중국 클라우드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미국 하이퍼스케일러들과 경쟁할 수 있는 무기를 갖추게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편 엔비디아의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는 전일 워싱턴을 방문해 트럼프 대통령과 미 의회 주요 의원들을 만났다. 회의에 앞서 그는 기자들에게 “중국은 성능이 낮춘 칩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며 미국 기업은 가장 경쟁력 있는 칩을 중국에 수출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존 케네디(공화·루이지애나) 상원의원은 황 CEO에 대해 “미국이 중국에 무엇을 수출해야 하는지에 대해 신뢰할 만한 정보원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그는 AP 통신에 “그는 많은 돈을 갖고 있고, 더 많이 갖고 싶어한다”면서 “중국에 기술을 제공해야 하는지 객관적으로 조언을 들으려는 사람이라면, 그는 적합한 인물이 아니”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