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외무상 취임 후 첫 방중, 관계 개선 도모하는 中·日

by이명철 기자
2024.12.26 11:58:47

이와야 다케시 중국 방문, 리창·왕이와 연쇄 회담
인적·문화·언론 교류, 영화·음악산업 등 협력 지원
中 관영 “중·일 관계 다시 회복될 수 있어” 기대

[베이징=이데일리 이명철 특파원] 원전 오염수 방류와 지정학 문제로 갈등을 빚던 중국과 일본이 관계 개선 국면을 보이고 있다. 취임 후 처음으로 중국을 방문한 이와야 다케시 일본 외무상이 인적·문화 교류를 넓히기로 합의했고 중국에서도 일본과 협력 강화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왕이(오른쪽) 중국 외교부장과 이와야 다케시 일본 외무상이 지난 25일 베이징에서 만나 인사하고 있다. (사진=중국 외교부)


26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장관)은 전날 이와야 외무상을 만나 10가지 항목에 대한 합의에 도달했다.

주요 합의 항목을 보면 우선 청소년 교류와 상호 방문을 적극 추진하고 교육 분야 협력을 심화하기로 했다. 양국 관광객 상호 방문을 촉진하기 위해 더 많은 조치를 취하고 양국 지역·민간의 문화 교류를 확산할 계획이다.

영화·음악·출판·애니메이션·게임 등 산업의 지속 협력을 지원하고 언론과 싱크탱크 교류·협력을 강화키로 했다. 중·일 문화 교류 및 협의체와 관련한 회의는 향후 일본서 개최하기로 정했다.

일본의 외무상이 중국을 방문한 건 지난해 4월 전임인 하야시 요시마사 외무상 방문이 마지막이다. 이후 중국과 일본은 원전 오염수 문제 등으로 갈등을 겪었으며 중국은 일본의 수산물 수입을 전면 금지하기도 했다.

올해 11월 브라질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만난 것을 계기로 양국은 다시 관계 개선을 모색하는 모습이다.



리창 국무원 총리도 왕 부장에 앞서 이와야 외무상을 만나 “중국과 일본은 관계 개선과 발전의 중요한 단계가 있다”면서 “중국은 일본과 협력해 지속적이고 건전한 발전을 촉진하며 실용적 협력에서 더 많은 새로운 성과를 달성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이와야 외무상도 “일본은 중국과 각급 교류, 특히 인적 교류를 강화하고 상호 이익이 되는 협력을 촉진하며 상호 이익이 되는 전략적 관계를 전면 추진하고 건설적이고 안정적인 일·중 관계를 구축하기 위해 공동으로 노력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중국 현지에서도 일본과의 관계 개선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중국은 내년 1월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에 대비해 한국과 일본 등 주변국은 물론 유럽연합(EU), 글로벌 사우스(남반구) 국가들과 협력 관계를 다지는데 노력 중이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의 영문판 글로벌타임스(GT)는 전문가들을 인용해 “이번 이와야 외무상의 방중은 중·일 관계 개선의 중요한 단계”라며 “중·일의 안정적이고 건전한 관계 유지 중요성에 대한 이시바 행정부의 긍정적인 시각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또 양국 고위 관료들이 다양한 현안에 대해 대화를 나눈 것은 중·일 관계가 다시 회복될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랴오닝 사회과학원의 동아시아 연구 전문가 뤼 차오는 GT에 “양측은 우호적인 관계를 발전시키고 차이점을 실용적으로 해결하기를 열망한다고 표명했다”며 “중국과 일본은 서로 협력하는 것이 양국 모두에게 이익이 되고 대립은 해를 끼친다는 것을 깊이 이해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