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지의 물질 '암흑물질' 더 효율적으로 찾는다

by강민구 기자
2024.11.25 10:46:44

KAIST, IBS 연구단과 액시온 탐색 방법 구현

[이데일리 강민구 기자] 국내 연구진이 질량은 있지만 관측할 수 없는 미지의 물질인 ‘암흑물질’ 후보 물질을 보다 효율적으로 찾을 가능성을 제시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야니스 세메르치디스 물리학과 교수 연구팀이 기초과학연구원(IBS) 액시온·극한상호작용 연구단과 메타물질을 이용해 암흑 물질인 액시온의 탐색 범위를 확장할 방법을 구현했다고 25일 밝혔다.

야니스 세메르치디스 KAIST 물리학과 교수.(사진=KAIST)
액시온 입자의 존재는 우주의 물질과 반물질 불균형과 암흑물질이라는 두 가지 근본적인 의문을 해소할 수 있는 열쇠가 될 수 있다.

액시온은 고유한 진동 주파수에 맞는 공진기를 통해 탐색할 수 있다. 최근 암흑 물질 액시온의 질량을 예측하려는 이론적 연구들에 따르면, 현재 민감한 실험들이 다루고 있는 영역보다 더 높은 주파수대에서 탐색이 필요하다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학계에서 고주파 탐색 필요성이 대두되면서 다양한 공진기 개발이 이뤄졌고 고주파 액시온 탐색에서 높은 효율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고차 공명 모드를 효과적으로 조율할 방법은 여전히 부족하다.

이에 연구팀은 음팽창 메타물질 구조를 활용해 회전 운동을 2차원 팽창과 수축 운동으로 전환하는 새로운 튜닝 메커니즘을 개발했다. 음팽창 메타물질 구조체는 특유의 결합 배열로 한쪽 면에 팽창·수축하는 힘이 가해질 때 다른 면도 함께 팽창·수축한다.



메타물질 구조와 실제 공진기 안에 설치된 사진.(자료=KAIST)
구조체의 중심이 회전할 때 전체 구조가 팽창하거나 수축하는 움직임으로 변환된다. 이를 통해 간단한 1차원 회전 움직임을 더 복잡한 2차원 움직임으로 확장할 수 있는 구조가 나타난다.

연구팀은 저온에서 음팽창 구조체의 움직임을 위해 기어 구조를 도입해 힘을 보강했다. 이를 통해 극저온 환경에서도 최소한의 힘과 열 발생으로 구조체를 효과적으로 구동하며 주파수를 조정할 수 있었다.

연구팀이 개발한 구조체는 극저온과 강한 자기장 환경에서도 작동 가능한 메타물질 기반 주파수 조정 장치이다. 앞으로 고주파 영역의 암흑 물질 액시온 탐색에 활용될 수 있다.

배성재 KAIST 박사과정 학생은 “고차 공명모드를 실용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튜닝 메커니즘을 입증해 고주파 액시온 탐색에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정준우 IBS 박사후연구원도 “암흑 물질의 비밀을 풀기 위해 보다 포괄적이고 효과적인 탐색 전략의 돌파구를 마련했다”고 강조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피지컬 리뷰 레터스(Physical Review Letters)’에 지난 22일자로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