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대 기업 여성 임원 400명 돌파…삼성전자 최다
by김응열 기자
2022.11.23 11:00:00
삼성전자·CJ제일제당·네이버 TOP3…각각 65·28·23명
다양성 강화하는 기업, 여성 임원 전년비 25% 증가
[이데일리 김응열 기자] 국내 100대 기업 중 여성 임원 숫자가 올해 처음 400명을 넘은 것으로 조사됐다. 전체 임원에서 여성 비중도 점차 늘었지만, 여전히 5%대에 머물러 유리천장이 공고했다.
23일 글로벌 헤드헌팅 전문기업 유니코써치가 지난해 매출 상위 1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올해 상반기 기준 100대 기업의 여성 임원은 403명으로 집계됐다. 임원에는 사내이사와 미등기임원을 모두 포함했고, 사외이사는 제외됐다.
올해 여성 임원은 지난해 322명보다 25.2% 많아졌다. 지난해에는 2020년 대비 12.6% 늘었지만, 올해 들어 증가폭이 커졌다. 오는 2025년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공시 의무화로 기업이 다양성 강화에 나서면서 여성 임원을 다수 발탁한 것이라는 게 유니코써치의 분석이다.
100대 기업의 전체 임원은 7175명으로 나타났다. 이중 여성 비율은 5.6%였다. 2019년에는 3.5%였는데 2020년 4.1%, 지난해 4.8%로 꾸준히 늘며 올해는 5%를 넘겼다. 그러나 여전히 여성 임원은 손에 꼽는 수준이다.
100대 기업 중 여성 임원이 있는 기업은 올해 72곳으로 파악됐다. 2004년만 해도 10곳에 불과했지만 2010년 21곳으로 2배가량 늘었고 지난해 65곳으로 꾸준히 늘었다.
산업군별로는 IT업종의 여성 임원이 163명으로 40.4%를 차지하며 업종 중 가장 많았다. 아모레퍼시픽(090430)과 LG화학(051910) 등 석유·화학업종은 17.1%로 나타났고 △금융 11.9% △유통·무역 10.2% △식품 8.4% △자동차 5.5% 등으로 나타났다. 기계·조선·에너지·철강 등 중후장대 산업에서는 여성 임원 비중이 1%에도 미치지 못했다.
올해 여성 임원 중 81.4%에 해당하는 328명은 1970년 이후 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1970~1973년에 속하는 1970년대 초반 출생자가 149명으로 가장 많았다. 단일 출생년도 중에서는 1971년생이 53명으로 최다를 차지했다. 1974년생과 1975년생은 각각 38명으로, 1971년생 다음으로 많았다. 이어 △1972년 36명 △1973년생 31명 △1970년 29명 △1969년·1976년 각 26명 등으로 조사됐다.
100대 기업 중 상반기 기준 여성 임원이 가장 많은 곳은 삼성전자(005930)로, 65명의 여성 임원이 활동하고 있다. CJ제일제당(097950)은 28명으로 삼성전자 뒤를 이었고 23명인 네이버(035420)도 세 손가락 안에 들었다.
이사회 멤버로 대표이사 직함도 갖고 있는 여성 임원으로는 이부진 호텔신라(008770) 사장과 최수연 네이버 대표이사 등이 있다. 회장급 여성 경영자 중에서는 이명희 신세계(004170)그룹 회장이, 부회장급은 CJ(001040)그룹의 이미경 부회장과 박현주 대상홀딩스(084690) 부회장, 임세령 대상(001680) 부회장이 활약하고 있다.
김혜양 유니코써치 대표는 “장기적으로 우리나라는 인구 감소라는 위기를 피할 수 없기 때문에 단순히 여성 임원이 있느냐 없느냐에 초점을 두기보다도 기업 성장의 중요한 인적 자원으로 인식해야 한다”며 “중간관리자급 이상의 여성 인재를 크게 늘리는 과감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