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쇼크]증시에 미치는 파장은

by양미영 기자
2004.11.09 14:05:08

수출 모멘텀 타격 불가피..추가하락 속도 주목
긍정적 요인도 상존..감내할 수준 기대도

[edaily 양미영기자] 달러약세 심화로 원/달러 환율이 속절없이 하락하면서 우리 증시도 추가 영향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지난 8일 원/달러 환율은 50개월만에 1110원대가 무너지며 1105.30원으러 내려선데 이어 9일에도 하락세를 지속, 외환위기 이후 최저치인 1103.80원을 밑돌고 있다. 지난 97년11월27일이후 7년여만에 최저수준이다. 최근 이같은 환율 하락은 부시 대통령의 재당선이 재정적자 해소를 위한 달러 약세 심화를 용인할 것으로 우려되면서 급속히 진행중에 있고 아시아 증시 전반에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 악재 급부상..수출모멘텀 하락 불가피 원/달러 환율 하락은 최근까지 수출에 의한 외끌이 성장을 지속해온 한국 시장으로서는 더 큰 부담이다. 이론적으로 환율 하락은 수출기업들의 채산성 악화로 이어지고 결국 실적 악화로 연결될 수밖에 없다. 증시로는 직접적인 부담으로 작용하는 셈이다 대투증권 하민성 애널리스트는 "국내 내수 경기 침체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기존에 우려했던 수출 둔화가 달러약세로 가속화될 경우 추가적인 주가 하락은 불가피해 보인다"고 말했다. 굿모닝신한증권 김학균 애널리스트도 "미국 대선이후 가속화되고 있는 달러 약세는 수출의존도가 높은 아시아 국가의 주식시장에는 충격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전문가들은 환율 하락 속도에 주시하고 있다. 현재 하락하는 추세가 엔화 등 여타 주요 국가에 비해 과도하다는 판단이다. 동양종금증권 허재환 애널리스트는 "특히 10월말 이후 주요국 통화가운데 원화가 달러대비 2.6% 절상되면서 10월말 이후 절상속도가 주요 통화대비 가장 빨랐다"며 "IMF최저치 근접에 따라 심리적인 측면을 제약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조용현 애널리스트도 "달러 약세가 일정기간 진행되는 과정에서 원화절상 속도가 엔화의 절상 속도를 앞지르게 되면 수출에 부정적인 결과를 줄 수 밖에 없다"며 "현재의 원화절상 속도는 우려를 갖기 충분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현대증권 이상원 애널리스트는 "기존 악재였던 중국 금리인상에 따른 경기조절 가능성 부각은 유가 하락과 미 고용지표 호조 등으로 상쇄되면서 환율 언정화가 반등의 지속을 결정지을 변수로 부각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 야누스의 얼굴..긍정적 시각도 상존 그러나 원/달러 환율 하락이 100% `실(失)`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다. 과거 환율하락은 수출 둔화로 직결되기 보다는 오히려 시장 수급 측면에서는 달러 약세를 회피하기 위한 외국인 투자자금 유입으로 증시 반등을 이끌어왔다. 하나증권 조용현 애널리스트는 "원/달러 환율 모멘텀과 수출증가율 모멘텀은 IMF를 제외하면 유의적인 관계를 보였다"며 "지난 20년간의 경험은 달러 약세가 오히려 수출에 긍정적이었으며 기업 수익성에도 긍정적이었다"고 평가했다. 대투증권 하민성 애널리스트는 "원/달러 강세의 경우 한편으로 수입물가 하락을 유도해 고유가 부담을 경감시킬 수 있고 원재료 수입 비중이 높은 소재주들이 수익성에는 오히려 득"이라며 "자금시장에서 비달러화 자산 선호도를 높여 수급개선에 기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학균 애널리스트도 "원화절상으로 가격경쟁력이나 수익성 부담이 높아져도 수요 측면에서 뒷받침된다면 부담이 완화될 수 있다"며 "국내 전체수출 규모의 16.9%를 차지하고 있는 미국의 경우 다행히 수요의 증가세도 지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원화절상이 빨라지면서 대형 우량주에 대한 선호도가 증가할 수 있다"며 "중소기업의 경우 직접적인 영향권에 노출될 수 있지만 대기업의 경우 환 리스크와 보수적인 환율전망으로 상대적인 메리트가 더해질 것"으로 기대했다. ◇ 감내할 수준 기대 다만, 시장 전문가들은 환율 하락이 추가로 급격하게 되기보다는 일정 수준에서 제어할 수 있고 수출에 큰 타격을 주지 않을 것으로 기대했다. 또 환율 하락 자체에 대한 증시의 내성에도 기대를 걸고 있다. 하민성 애널리스트는 "최근 원/달러 하락은 원화 강세현상이기보다는 글로벌 달러 약세 성격이 강하고 국내경기의 침체상황을 고려할 때 일본 엔화 등 수출경쟁국 통화대비 원화강세가 과도하게 진행되지 않을 것"이라며 "전반적인 국내 수출 가격 경쟁력은 일정부분 유지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일본 외환당국의 강력한 시장개입 가능성이나 최근 프로그램 매매에 휘둘리는 취약한 수급 상황으로 이미 주가 조정폭이 큰 만큼 추가 낙폭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대우증권 김정훈 애널리스트도 "달러 약세가 동북아 수출관련주에 부담이 될 수 있지만 호주달러 강세를 비롯한 산업원자재 시세와 관련한 주식군의 견조한 흐름을 감안한다면 달러 약세에 따른 주가 하락폭은 제한적일 것"으로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