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AI 기반 IT 서비스 수출 새로운 성장 엔진될 수 있다"

by장영은 기자
2024.12.17 09:41:37

한은·금융위·BIS, AI 컨퍼런스 공동 개최
이 총재 "韓 AI 생태계 가치사슬서 '엔드투엔드' 역량"
"AI칩 수요 증가…국내 선도 반도체 기업들에 이익"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17일 “지정학적 긴장과 제조업 분야의 글로벌 경쟁이 고조되는 가운데, 인공지능(AI) 기반 정보기술(IT) 서비스의 수출은 한국의 새로운 성장 엔진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은 AI 기술의 발전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으며, AI 칩 생산과 AI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이 총재는 이날 서울 중구에서 한은에서 AI를 주제로 열린 컨퍼런스에서 “한국은 세계적인 AI 칩 생산 강국으로, 미래 AI 기술의 핵심인 AI 칩을 생산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국가 중 하나”라며 “AI 생태계 가치 사슬 전반에 걸쳐 엔드 투 엔드(end-to-end) 역량을 갖췄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번 컨퍼런스는 한은, 금융위원회(FSC), 국제결제은행(BIS)이 공동으로 주최했으며, ‘AI, 금융, 중앙은행: 기회, 도전과제 및 정책적 대응’을 주제로 열렸다.

그는 “현재는 서버용 AI 칩에 집중하고 있지만, AI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모바일과 기타 장비에도 AI 칩이 적용될 것”이라며 “더 저렴하고 다목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AI 칩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게 될 것이며, 한국의 선도적인 반도체 기업들이 이러한 변화에서 이익을 볼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국내 기업들이 이러한 기회를 활용해 새로운 시장으로 확장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는 기존 저사양 반도체 시장에서 중국산 저가 제품들과 경쟁이 치열해지며 관련 수출이 둔화세를 보이고 있는 현 상황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이 총재는 “이 잠재력을 활용하기 위해서는 AI 칩의 설계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역량이 점점 더 중요해질 것”이라며 “이러한 변화는 전통적으로 메모리 칩에 집중해온 한국의 반도체 제조업체들에 도전 과제가 될 수 있지만, 이를 성공적으로 탐색한다면 새로운 시장으로의 확장이 가능한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응용 측면에서 한국은 고도로 발전된 IT 인프라와 뛰어난 IT 활용 능력을 갖춘 젊은 세대 덕분에 큰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다”며 “AI 기반 혁신은 대기업뿐 아니라 의료 서비스, 생명공학, 로보틱스와 같은 신흥 분야에서 생산성을 높이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봤다.

한국어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대형 언어 모델(LLM)을 개발해 사우디아라비아를 위한 아랍어 LLM을 제작하는 계약을 체결한 것이나, 국내 카드 회사가 고객의 행동과 선호도를 예측하는 AI 소프트웨어를 일본에 수출한 것을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우리나라의 경쟁력을 증명하는 사례로 들기도 했다.

이 총재는 “한은에서는 주로 운영 효율성 향상을 위해 AI를 활용하고 있다”며 “금융 시장의 리스크를 감지하기 위한 AI 기반 조기 경고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으며, 내부 규정과 업무 매뉴얼에 관한 문의를 지원하는 AI 챗봇도 운영하고 있다”고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