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디 시에 "中 대도시 집값 5년내 반토막된다"
by윤도진 기자
2010.10.06 13:02:54
"지금이 주택시장서 탈출해야 할 때"
"거품 심한 저장성 80% 떨어질 수도"
[상하이=이데일리 윤도진 특파원] 앤디 시에(중국명 셰궈중·謝國忠, ) 전 모간스탠리 수석 이코노미스트가 "앞으로 5년 안에 중국 대도시의 집값이 평균적으로 절반까지 하락할 것"이라는 경고를 던졌다.
시에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2일 중국 인터넷 경제매체 재신망(財新網)에 기고한 칼럼을 통해 이같이 예측했다. 그는 최근 제철을 맞은 상하이 특산물 다자시에(大閘蟹, 민물게의 일종) 조리법을 비유로 들어 부동산 시장을 전망했다.
이 게를 조리할 땐 찬 물에 담가 진정시킨 뒤 가열하는데, 지금 부동산 시장은 마치 게가 호수에 돌아온 듯한 착각을 하는 `찬 물 상태`라는 것. 시에는 "현재 중국 주택 투기세력은 찬 물에 담긴 냄비 속 게와 같다"며 "그들은 편안함을 느끼겠지만 뚜껑이 덮히고 불이 켜져 곧 삶아질 것을 모를 뿐"이라고 설명했다.
주택 가격이 재상승할 듯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지금은 빨리 주택 시장에서 빠져나와야 하는 때라는 것이 칼럼의 논지다.
시에는 부동산 시장은 이미 꼭지를 찍었고 올해 남은 기간동안 점차 약세가 진행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2012년 위안화 절상 추세가 역전되고 부동산 시장에서 자금이 빠져나가면 집값 하락은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중국 부동산 시장은 이미 베어 마켓이고 이런 상태가 5년여 동안 계속될 것"이라며 "대도시 집값은 평균적으로 절반 넘게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나아가 "토지 가격은 낙폭이 더 클 것이며, 거품이 극심한 저장성(浙江省)의 경우 가격이 80%이상 하락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시에는 집값이 이렇게까지 떨어질 것이라는 근거로 소득 수준과 투자수익률을 들었다. 집값이 낮아져 현재 3% 정도인 임대 수익률이 5% 이상까지 올라가야 하며, 주택 1㎡의 단가는 2개월분 월급 수준을 넘을 수 없다는 논리다.
그는 수요공급 원칙이 무너져 거품이 꺼지기 시작하면 시장이 급속도로 파괴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1997년 외자가 빠져나간 홍콩 부동산 시장, 2007년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등을 새겨봐야 한다는 설명이다.
시에는 지금의 부동산 거품은 2007년 이후 통화확장 정책과 위안화 절상이 맞물려 발생한 것이라 분석하며 "순식간에 폭락하기보단 점점 거품이 빠지는 모습을 보이겠지만, 만일 정부가 4분기에 확대 기조를 강화한다면 시장은 다시 부풀 것이고 2011년 하반기나 2012년께 파멸에 이를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는 아울러 "부동산 시장 거품이 꺼지는 것이 다른 영역에 타격을 주지 않게 하려면 빨리 정부가 은행에 돈이 모일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그가 종전부터 고수하던 `금리 인상 시급론`을 재차 피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