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리포트)집값, 그 오묘한 해법

by이진철 기자
2005.12.28 18:00:48

[이데일리 이진철기자] 올해 부동산시장에서 가장 큰 이슈였던 `8.31부동산대책`의 후속조치중의 하나인 서울 송파신도시 개발계획이 발표됐습니다. 송파신도시는 강남 집값을 잡기 위한 공급확대책의 하나로 추진된 것입니다. 그러나 송파신도시에 공급되는 임대아파트 규모를 둘러싸고 한쪽은 "너무 많다", 또다른 한쪽은 "너무 적다"며 상반된 이유로 강남집값을 잡을 수 없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산업부 이진철 기자가 부동산시장 안정을 둘러싼 각계의 각기 다른 해법에 대한 단상을 전합니다.

얼마전 부동산시장과 관련한 설문조사에서 눈길을 끄는 내용이 있었습니다. 일반국민의 대부분은 `8.31대책이 시행되어도 투기가 줄지않아 내년 집값이 오를 것`으로 예상한 반면, 부동산종사자들은 `투기가 감소해 집값이 떨어질 것`으로 상반된 결과가 나온 것입니다.

8.31대책 입법화 이후 정부가 마련중인 추가 후속대책에 대해서도 일반국민은 `아파트분양가 규제`를, 부동산종사자는 `주택공급 확대`를 우선순위로 꼽았습니다.

올해 부동산시장을 되돌아보면 투기를 막아 집값을 안정시켜야 한다는 대전제는 국민 모두가 동의하면서도 그 구체적인 방안에 대해선 각기 다른 시각을 보이고 있습니다.

8.31대책이 세제강화를 통한 투기억제책과 신도시개발을 통한 공급확대책으로 구성됐지만 막상 구체적인 추진방안에 대해선 의견이 엇갈리고 있는 것입니다.

강남권 재건축아파트값이 폭등하자 정부는 재건축규제를 강화했고 판교신도시 분양을 앞두고 주변지역의 아파트값이 크게 오르자 시민단체 등의 주장을 일부 받아들여 분양을 연기하고 공영개발을 도입키로 하는 등 개발계획 자체를 변경했습니다.



이에 재건축에 대한 규제일변도는 신규 공급을 위축시키고 강남아파트의 희소성을 증가시켜 향후 집값폭등이라는 더 큰 부작용 야기시킬 것이라는 지적도 만만치 않게 제기되고 있습니다. 또 판교신도시의 공영개발 도입은 아파트 품질을 저하시켜 강남의 고급수요를 충족시키지 못할 것이라는 주장도 나오는 상황입니다.

강남의 대체신도시를 만들어 강남수요를 흡수하겠다는 목적으로 추진되는 송파신도시 개발계획에 대한 시각은 더욱 상반됩니다. 부동산전문가들은 송파신도시가 공영개발인 데다 임대주택이 대부분을 차지해 강남 집값을 잡는데 역부족일 것이라고 전망합니다.

반면, 시민단체들은 임대주택 공급규모가 너무 작고 중대형아파트도 많이 공급된다는 점에서 송파신도시가 부동산 투기부양책이 될 것이라고 비난하고 있습니다.

집값이 상승하는 이유가 과연 `투기적 가수요` 때문인지 아니면 정말 `공급이 부족해서`인지 명확하게 단정지을 수는 없습니다. 물론 두가지 요인 모두가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최근 한 부동산정보업체의 설문에서 일반인 10명중 8명이 첫 직장에 입사한 20대 후반의 연령대부터 내집마련에 관심을 갖게 됐다는 조사결과는 부동산정책이 많은 사람의 이해관계가 얽힌 쉽게 풀릴 수 있는 사안이 아니라는 것으로 해석됩니다.

혹시 "집값을 잡아야 한다"고 하면서 "유독 내가 살고 있는 집값만 오르지 않는다"고 불평하고 있지는 않은가요. 각계에 제시하는 집값잡기 해법은 각기 다르지만 새해에는 `정부의 부동산안정대책`이 더이상 발표되지 않는 시장분위기가 되길 바래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