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호 전 장관이 이끈 멀티모달 AI 센서, 반도체소자학회 '기술 하이라이트' 선정

by최연두 기자
2024.12.08 16:35:32

정규원·이종호 교수 연구팀이 개발
차주 열리는 美 학회서 논문 발표 예정
외부 환경 변화에도 정확한 데이터 제공

[이데일리 최연두 기자] 서울대 연구팀이 개발한 멀티모달 인공지능(AI) 센서 시스템이 국제전기전자협회(IEEE) 주관의 국제반도체소자학회(IEDM)에서 ‘올해의 기술 하이라이트’로 선정됐다. 이 기술을 개발한 연구팀은 정규원 서울대 첨단융합학부 교수와 이종호 전기정보공학부 교수(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가 이끌고 있다.

서울대 정규원 첨단융합학부 교수(왼쪽)와 이종호 전기정보공학부 교수(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8일 서울대에 따르면, 이번 연구 성과는 7일부터 11일(현지 시간)까지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IEDM 연례회의에서 ‘Intelligent Multimodal Sensors Integrating Gas, Barometric Pressure, and Temperature Sensing’이라는 제목으로 발표될 예정이다.

연구팀은 세계 최초로 가스, 기압, 온도 센서를 단일 기판에 통합하고, 이를 학습시켜 멀티모달 형태의 AI 센서 시스템을 개발했다. 이 센서는 실시간으로 센서 데이터를 분석하고, 학습 및 추론을 통해 고도화된 정보를 제공한다. 서울대 측은 이번 연구가 멀티모달 센서를 뉴로모픽 컴퓨팅과 융합한 첫 사례로, 스마트 센서 분야에서 복합적인 환경 변화를 정확하게 감지할 수 있는 혁신적인 기술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기존의 멀티모달 센서는 각 센서와 프로세서가 별도의 패키지로 제작되어 인쇄회로기판(PCB) 상에 구현되었으며, 이로 인해 시스템 전체 크기가 커지고 각 부품 사이의 데이터 전송 거리가 늘어나게 되었다. 이러한 구조는 실시간 데이터 처리에 지연을 초래하고, 에너지 효율을 떨어뜨리며, 시스템 비용을 증가시키는 한계가 있었다.



이번에 개발된 센서는 기압 센서 어레이와 비휘발성 메모리 어레이를 통합하여 기압 변화에 따른 신뢰성 있는 신호를 확보할 수 있다. 또한 온도와 기압이 변하는 복잡한 조건에서도 97.8%의 높은 정확도로 가스 혼합물을 식별할 수 있다고 설명된다.

서울대 연구팀은 “이번 AI 센서는 저비용으로 제작되며, 외부 환경 변화에도 정확하고 신뢰성 있는 데이터를 제공할 수 있다”며 “차세대 센서 시스템 설계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할 수 있으며, 더 작고 효율적이면서도 지능적인 센서 개발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서울대 반도체공동연구소의 반도체 제조 설비를 기반으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브레인 코리아 21(BK21) 사업의 지원을 받아 진행됐다.

이종호 전 장관은 세계적인 반도체 분야 석학이자 전자공학자다. 그는 2002년 세계 최초로 3차원 ‘벌크 핀펫’(Bulk FinFET) 기술을 개발했는데, 이는 현재 세계 주요 반도체 기업들의 표준 기술이 됐다.

서울대 연구팀 AI센서 개념도(사진=서울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