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계엄 `전두환 닮은꼴`…5.18 쓴 한강, 내일 새벽 1시 강연 생중계

by김미경 기자
2024.12.07 17:18:13

노벨문학상 수상자 `한강 위크` 돌입
첫 기자회견서 12·3 비상계엄 비판
尹 탄핵 운명의 7일 다음날 강연 무대
올해로 등단 31년, 작품세계 회고
노벨위 추천 '소년이 온다' 언급 이목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배경으로 한 소설 ‘소년이 온다’부터 ‘여수의 사랑’, ‘채식주의자’, ‘희랍어 시간’, ‘흰’, ‘작별하지 않는다’에 이르기까지. 한강의 시간은 어떻게 흘러 왔을까.

아시아 여성 작가 최초로 노벨문학상 수상의 영예를 안은 작가 한강(54)이 우리 시간으로 8일 새벽 1시 강연 무대에 선다. 한강은 이날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리는 강연에서 약 1시간 동안 등단부터 31년 간의 작품세계를 회고할 예정이다.

강연은 관례상 질의응답 없이 1시간 가량 진행하며, 보통 자신의 작품 세계를 회고하는 내용으로 강연을 구성한다.

7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KDB산업은행 본점 인근에서 열린 ‘윤석열 퇴진 대학생 시국대회’에서 대학생들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강은 강연문 초고를 지난달 중순 한림원에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수상자에게 관심이 있는 사람이면 누구나 참석을 신청할 수 있는데 한강의 강연은 노벨 주간(위크) 일정이 알려지자마자 곧바로 마감됐다. 강연은 한국어로 진행되며 노벨재단 공식 유튜브 계정을 통해 생중계된다.

6일 노벨박물관 소장품 기증과 노벨상 수상 기념 기자회견으로 노벨 주간을 시작한 한강은 이날 강연을 통해 자신의 작품 세계를 돌아보며 독자들과 소통하게 된다.

특히 노벨위원회가 추천한 장편소설 ‘소년이 온다’(창비)는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배경으로 한 작품으로,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여진 속 세계의 이목을 끌고 있다.



윤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은 전두환의 1980년 5.17 비상계엄 전국 확대 상황과 닮은 꼴이라는 게 학계의 설명이다. 작품은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소재로 역사의 한 가운데 선 개인의 고통과 내면을 섬세하게 그렸다.

작가 한강ⓒ백다흠
한강은 전날 가진 노벨상 수상 기념 기자회견에서 “(5·18 광주 민주화 운동 관련 소설) ‘소년이 온다’를 쓰기 위해 1979년 말부터 진행됐던 계엄 상황을 공부했는데 2024년 다시 계엄 상황이 전개되는 것에 큰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바라건대 무력이나 강압으로 언로를 막는 방식으로 통제하는 과거로 돌아가지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는 소신을 전했다.

대한민국 국회는 비상계엄을 선포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표결을 7일 오후 5시 진행할 예정이다.

역대 노벨문학상 수상자들의 사례를 보면, 강연문은 서적으로 출간되기도 한다. 강연 번역문(스웨덴어·영어)은 노벨상 홈페이지에도 게재된다.

한강은 생리학·물리·화학·경제 등 다른 수상자들과 함께 12일까지 이어지는 노벨 주간(Nobel Week) 동안 회견, 강연, 시상식, 만찬(연회), 낭독회 등 다채로운 행사에 참석한다. 시상식은 우린 시간 11일 0시를 전후해 열린다.

그래픽=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