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식약처가 김치를 ‘파오차이’로… 논란의 유튜브 자막엔

by송혜수 기자
2022.04.14 10:56:06

[이데일리 송혜수 기자]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가 공식 유튜브 영상에서 김치를 ‘파오차이(泡菜)’로 표기해 논란이 일고 있다.

식약처가 유튜브에 올린 ‘파오차이’(泡菜) 중국어 자막 영상. (사진=식약처 유튜브 캡처)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14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한 누리꾼으로부터 이 같은 사실을 제보받았다며 “정부 기관인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유튜브 영상에서 김치를 ‘파오차이’로 표기해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라고 지적했다.

그가 언급한 문제의 영상은 지난 2월 10일 식약처 유튜브에 올라온 ‘임신부 건강을 위한 나트륨 다이어트-덜 짜게 먹기 1편’이다. 중국어 자막으로 구성된 해당 영상은 김치를 ‘파오차이’로 두 차례 표기됐다.

파오차이는 양배추나 고추 등을 염장한 중국 쓰촨(四川) 지역의 절임 식품이다. 이를 두고 중국은 파오차이가 김치의 기원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해 우리나라 고유의 발효 음식 김치의 중국어 번역 및 표기를 ‘신치(辛奇)’로 명시한 바 있다.



서 교수는 “지난해 문화체육관광부는 우리나라 고유의 발효음식 김치의 중국어 번역 및 표기를 ‘신치’(辛奇)로 명시했는데, 같은 정부 기관에서 이런 실수를 하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면서 “특히 식약처는 김치에 관련한 다양한 일을 진행하는 기관이기에, 이번 일로 인해 국민들은 더 큰 실망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중국이 동북공정의 하나로 ‘김치공정’을 펼쳐 나가고 있다면서 환구시보와 글로벌타임스 등 관영 매체와 중국 최대 포털 사이트 바이두에서 김치에 대한 왜곡이 꾸준히 이루어지고 있다고 언급했다.

서 교수는 “이런 상황 속에서 우리는 분노만 할 것이 아니라, 적극적인 대응으로 중국의 왜곡을 바로 잡아줘야만 한다”며 “중국 측에 빌미를 제공하지 않으려면 국내에서 잘못 사용하는 표기 역시 바로 잡아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부 기관, 기업, 민간이 조금만 더 신경을 썼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식약처는 논란이 일자 “김치에 대한 잘못된 표기로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문제가 된 해당 동영상을 즉시 삭제 조치했고, 이번 일을 자성의 계기로 삼고 이 같은 오류가 재발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