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리유치원 명단 공개 의무화…정부지원금 착복 막는다

by신하영 기자
2020.07.21 10:00:00

유치원 3법 후속조치 유아교육법 시행령 통과
비리유치원 명단, 위반행위·처분 등 3년간 공표
비리 저지른 설립자·원장 교체 여부까지 공개

[이데일리 신하영 기자] 앞으로는 정부 지원금을 명품가방 구입에 쓰는 등 개인적으로 착복한 비리 유치원 명단이 3년간 공개된다. 교육부는 이러한 내용의 유아교육법 시행령이 국무회의에서 의결됐다고 21일 밝혔다.

전국유치원학부모비대위 등 유치원 비리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시민단체 회원들이 지난해 11월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문 앞에서 유치원3법 통과를 촉구하는 범시민사회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이번 시행령 의결은 지난 1월 유치원 3법(유아교육법·사립학교법·학교급식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통과된 뒤 나온 후속 조치다. 3법 중 사립학교법 개정안은 유치원 경영자 비리에 대한 형사처벌 규정을 명시한 게 골자다. 지금까지는 유치원 설립자가 국고지원금·학부모부담금을 모두 한주머니로 관리하면서 이를 개인 쌈짓돈처럼 써도 시정명령·행정제재만 내릴 수 있었다. 개정안은 유치원 교비를 교육목적 외에는 쓸 수 없도록 못 박았으며 위반 시 2년 이하의 징역이나 2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도록 했다.

이날 국무회의를 통과한 시행령은 비리 유치원 명단과 위반행위 공표 방법을 세부화한 게 골자다. 관할청이 비리를 저지른 유치원에 대해 행정처분을 내릴 경우 위반행위와 유치원 명칭을 3년간 공표할 수 있도록 했다.



앞서 유치원 3법 도입의 계기가 된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비리 유치원 명단 공개에 따르면 유치원 교비로 명품가방을 사거나 심지어 성인용품을 구입한 사례도 나왔다. 앞으로는 유치원 원장이나 설립자가 이러한 비리행위를 저지를 경우 국고보조금·지원금 반환명령이 내려지며 유치원 명칭과 위반행위가 공표된다. 관할청의 감사 처분에 따라 정원감축·운영정지·폐쇄 조치를 받은 경우에도 위반 행위와 유치원 명칭을 공개해야 한다.

교육부 관계자는 “위반행위에 따른 정보 공개 시에는 위반행위와 처분 내용, 해당 유치원의 명칭과 위치 등을 공개하며 위반행위 당시의 설립자·원장이 이후 변경되었는지 여부도 표기될 것”이라고 했다. 교육청 홈페이지나 유치원 공시사이트에서 해당 유치원의 비리 행위와 원장 교체 여부 등을 알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 아울러 교육당국의 유치원 평가 결과나 유치원 운영위 회의록 공개도 의무화된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이번 유아교육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유치원이 투명하고 책임 있게 운영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시행령 개정으로 개선된 내용이 현장에 잘 안착되도록 교육부도 적극 지원하겠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