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값 낮춘 SUV, 젊은 캠핑족 유혹 나섰다

by김형욱 기자
2013.05.06 13:40:42

쉐보레 트랙스부터 투싼ix·카렌스까지
2000만원대 초중반 가격 선택폭 넓어져

[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올해 신차 트렌드의 대세는 단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다. 지난해 캠핑 대중화로 SUV가 최대 시장으로 떠올랐고 제조사들도 SUV 라인업 강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해 신형 싼타페로 재미를 본 현대자동차(005380)는 뒤이어 올 3월 파생모델인 맥스크루즈를 내놨고, 쌍용차(003620)도 코란도스포츠, 코란도투리스모 등 이른바 ‘코란도 시리즈’를 연이어 출시하면서 재미를 봤다. 이들은 올해 불경기 속에서도 각 회사를 지탱하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최근에는 SUV 중에서도 중·소형 모델이 각광받기 시작했다. 중형 세단보다 낮은 2000만원대 초중반의 가격대에 도심·레저용을 넘나드는 활용성까지 두루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쉐보레 트랙스
한국GM이 쉐보레 브랜드의 소형 SUV 트랙스로 스타트를 끊었다. 트랙스는 지난 2월 25일 첫 출시 이래 총 2711대가 판매됐다. 이 추세라면 무난히 연 1만2000대 전후의 새 시장을 개척하게 된다.

트랙스의 가장 큰 특징은 1940만~2289만원의 가격대다. 기존 준중형 세단보다는 높고 중형 세단/SUV보다는 낮은 틈새시장이다.

트랙스는 힘보다 활용성에 초점이 맞춰진 모델이다. 소음·진동 측면에서 유리한 가솔린 모델만을 출시하며 ‘SUV=디젤’이란 기존 공식을 깼다. 배기량 1.4리터 가솔린 터보 엔진과 6단 자동변속기를 적용해 최고출력 140마력의 힘과 복합연비 12.2㎞/ℓ의 효율성을 갖추고 있다.



현대·기아차도 맞불을 놨다. 현대차는 이달 2일 투싼ix 상품성 개선 모델을 출시하며 이전에 없던 가솔린 모델을 추가했다. 다분히 트랙스를 의식한 모양새다. 가격도 1970만~2350만원으로 트랙스와의 격차를 100만원 안팎으로 좁혔다. 기존 2.0 디젤 모델은 동급 옵션일 경우 약 300만원 높았다. 더욱이 5월 중에는 30만원의 할인 혜택까지 더했다.

투싼ix 비록 터보 엔진은 아니지만 배기량 2.0리터 엔진을 탑재해 최고 166마력의 힘을 낸다. 트랙스와 비교하면 가격과 효율성(복합연비 10.3㎞/ℓ)은 부족하지만 힘과 크기, 실내 공간에서는 앞선다.
투싼ix
기아자동차(000270)도 지난 3일 신형 카렌스 디젤 7인승 모델을 추가했다. 카렌스 1.7 디젤 모델은 2085만~2715만원으로 여기에 50만원을 더하면 3열 시트가 있는 7인승이 된다. 2000만원대 초반의 가격대는 비슷하지만활용성은 전혀 다른 게 특징이다.

여기에 기존 스포티지R도 이달부터 최대 40만원의 할인 혜택(기존 국산 SUV 보유고객)을 추가했다.

‘SUV 명가의 재건’을 꿈꾸는 쌍용자동차도 지난달부터 투싼ix·스포티지R과 동급인 코란도C에 후방카메라를 포함한 내비게이션과 블랙박스를 증정(여성고객)하는 등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업계에선 유일하게 최장 72개월의 저리(연 3.9~6.9%) 할부 프로모션도 펼치고 있다.
이 같은 중·소형 SUV의 인기는 올 하반기 이후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신차도 줄줄이 대기하고 있다. 기아차가 8월 박스카 신형 쏘울을 출시하는 데 이어 연말께 르노삼성이 소형 SUV QM3를 내놓는다. 쌍용차도 내년 이후 프로젝트명 XIV로 불리는 소형 SUV 신모델을 출시할 예정이다.

신차마다 특성은 조금씩 다르지만 모두 2000만원대 초중반(쏘울은 1000만원대 중후반 예상)의 가격대로 무장해 젊은 고객층을 유혹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