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이 없어서‥' 결혼하기 싫은 미혼 여성들 급증

by천승현 기자
2013.04.10 12:07:00

보건당국, 결혼 등 동향조사 결과 발표
여성 13% '반드시 결혼'..결혼 비용은 여성 지출 급증

[이데일리 천승현 기자] 미혼 여성 8명 중 1명 정도만이 ‘결혼을 반드시 해야한다’는 생각을 갖는 것으로 조사됐다. 평균 결혼비용은 남성 7546만원, 여성 5227만원으로 과거보다 여성이 지출하는 비용의 증가폭이 컸다.

10일 보건복지부와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전국 1만8000가구의 남녀 1만338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2012년 전국 결혼 및 출산동향조사’와 ‘전국 출산력 및 가족 보건복지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 남성과 여성 모두 결혼 필요성에 대해 부정적인 가치관을 갖는 비율이 높아지는 추세다. 결혼 필요성에 대한 긍정적 응답을 한 미혼 남성은 67.5%로 2009년 69.8%보다 소폭 줄었다. 미혼 여성은 2009년 63.2%에서 56.7%로 남성보다 높은 증가폭을 보였다.

결혼 필요성에 대한 적극성의 경우 남녀간의 격차가 컸다. ‘결혼을 반드시 해야한다’고 응답한 미혼 남성은 25.8%로 나타났다. 반면 여성은 13.3%로 남성의 절반 정도에 불과했다. 미혼 여성 8명 중 1명 정도만이 결혼에 대해 적극적인 의지를 갖는 셈이다. 결혼을 주저하는 이유로는 남성과 여성 모두 ‘고용 불안정’, ‘결혼 비용’, ‘낮은 소득’ 등 경제적인 이유를 꼽았다.

미혼자의 혼인 가치관(단위: %)
결혼 비용은 여성의 지출액이 크게 증가하는 추세다.



최근 3년 동안 결혼한 신혼부부의 경우 남성은 평균 결혼비용이 7536만원으로 2009년보다 246만원 늘었다. 여성은 5227만원으로 2009년 3263만원보다 60.2% 증가했다. 이에 따라 남녀간 결혼비용 지출 격차는 4037만원에서 2319만원으로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결혼 당사자의 부담 비용은 남녀 모두 전체 결혼 비용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신혼부부의 1인당 평균 결혼 비용(단위: 만원, %)
부모들의 자녀 양육비도 급증세를 보였다.

자녀 1인당 대학졸업까지의 총 양육비는 3억896만원으로 2009년 2억6204만원에 비해 17.9% 증가했다. 자녀의 양육책임은 ‘대학을 졸업할 때까지’(49.6%)라고 응답한 부모가 가장 많았다.

부모가 부담하는 자녀의 월 평균 양육비는 119만원으로 지난 조사 때(2003년 75만원, 2006년 91만원, 2009년 101만원)에 비해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였다. 사교육비가 월 22만8000원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이밖에 이혼에 대해 긍정적인 견해를 갖는 기혼자가 많아졌다. ‘절대로 이혼을 해서는 안된다’고 응답한 비율은 7.3%로 3년 전보다 1.1%포인트 줄었다. 15~64세 기혼가구 중 이혼·별거의 이유로는 경제문제가 26.1%로 가장 많았고, 배우자의 외도(24.2%), 성격차이(22.2%) 등이 뒤를 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