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백서]"북한 정권과 북한군은 우리의 적"…김정은 호칭도 생략

by김관용 기자
2023.02.16 12:00:00

윤석열 정부 첫 국방백서 발간
北 9.19군사합의 위반 행위 등 명시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윤석열 정부의 첫 국방백서에서 북한 관련 적(敵) 표현이 부활했다. 특히 북한의 대남 전략과 우리를 ‘적’으로 규정한 사례, 지속적인 핵전력 고도화, 군사적 위협·도발 등을 고려해 ‘북한 정권과 북한군은 우리의 적’으로 표현했다는게 국방부 설명이다. 그러면서 이번 백서에서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에 대한 호칭도 생략하고 ‘김정은’이라고만 기술했다.

국방부가 16일 발간한 2022 국방백서는 “북한은 2021년 개정된 노동당규약 전문에 한반도 전역의 공산주의화를 명시하고, 2022년 12월 당 중앙위 전원회의에서 우리를 명백한 적으로 규정하였으며, 핵을 포기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군사적 위협을 가해오고 있기 때문에, 그 수행 주체인 북한 정권과 북한군은 우리의 적이다”라고 기술했다.

지난 2020 국방백서에서 “대한민국의 주권, 국토, 국민, 재산을 위협하고 침해하는 세력을 우리의 적으로 간주한다”고 표현했던 것과는 비교되는 대목이다. 국방백서에 북한을 적으로 표현하는 것은 박근혜 정부 당시 국방백서 이후 6년 만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인 지난 해 1월 초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직후 소셜미디어에 “주적은 북한”이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딸 김주애가 지난 8일 인민군 창건 75주년 열병식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적 표현은 과거 김영삼 정부 때 북한의 ‘서울 불바다’ 발언과 대북 쌀지원 인공기 게양 강요 사건 등으로 국방백서에 북한을 ‘주적’으로 명기하기 시작했을 때 부터다. 김대중 정부에서는 2000년 6.15 남북정상회담에 따른 주적 표기 논란으로 국방백서가 이후 발간되지 않았다.



노무현 정부 들어서는 ‘국가안보전략지침’에 북한은 여전히 우리 안보에 ‘직접적인 위협’이라고 적시하면서 2004년 국방백서에서는 ‘직접적 군사위협’으로, 2006년 국방백서는 우리 안보에 ‘심각한 위협’으로 각각 표기했다.

이후 이명박 정부에서의 2008년 국방백서는 북한을 ‘직접적이고 심각한 위협’으로 기재한 이후 2010년에는 ‘우리 안보에 심각한 위협’이라고 적시하며 ‘북한정권과 북한군은 우리의 적’이라는 표현이 처음 등장했다. 박근혜 정부 국방백서 역시 이 문구를 그대로 따랐다.

이와 함께 2022 국방백서는 9.19 군사합의가 제대로 이행되고 있지 않는 현실과 최근 북한의 반복적인 군사합의 위반행위를 명시했다. 2022 국방백서는 “2018년 남과 북은 9.19 군사합의를 통해 ‘우발적 군사충돌 방지’ 및 ‘군사적 신뢰 구축’을 위한 다양한 조치에 상호 합의하였다. 그러나 북한은 ‘남북군사공동위 구성·운영’ 및 ‘남북공동유해발굴’과 같은 신뢰구축 조치들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고 있다. 또한, 해상완충구역 내 포사격 및 NLL 이남으로의 미사일 발사, 무인기 침범 등 9·19 군사합의의 상호 적대행위 중지조치를 반복적으로 위반하고 있다”고 기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