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준중형車 구매 비용 더 싸진다...30만원대 할인 효과
by양희동 기자
2022.12.14 12:00:00
서울서 2000만원 소형차 구매시 채권 할인 33만원 면제
사회 초년생·신혼부부 등 매년 116만명·920억원 혜택
채권 표면 금리 1.05→2.5% ↑…年 국민부담 2800억원 감소
[이데일리 양희동 기자] . 서울에 사는 사회 초년생 직장인 A씨는 최근 소형 자동차(1598cc)를 2000만원에 구매하면서, 약 163만원의 도시철도채권을 의무적으로 매입해야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채권을 매입하지 않기 위해 A씨는 약 33만원을 내고 채권을 즉시 할인 매도했지만, 예상치 않은 지출에 불만이 컸다.
정부가 내년부터 1000~1600cc 미만 비(非)영업용 승용차(소형)를 신규·이전 등록할 경우, 지역개발채권·도시철도채권 의무매입을 면제하기로 했다. 이에 A씨처럼 소형차 구매 비중이 높은 사회 초년생과 신혼부부 등의 약 30만원 가량 자동차 구매 부담이 줄어들 전망이다.
행정안전부는 전국 시·도(창원시 포함)와 함께 사회 초년생·소상공인 등 국민 부담 완화를 위한 내년부터 ‘지역개발채권 및 도시철도채권 개선방안’을 시행한다고 14일 밝혔다.
현재 자동차를 구매해 지자체에 등록하기 위해선 해당 지자체가 조례로 정한 요율(차량가액의 최대 20%)만큼 채권을 의무적으로 매입해야한다. 채권 매입 5년(서울 7년) 후 만기가 되면 원리금을 받을 수 있지만, 대다수 국민은 금전적 부담 등으로 채권 매입 즉시 일정한 비용을 내고 할인 매도하고 있다.
행안부와 전국 시·도(창원시 포함)는 이런 국민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1000~1600cc 미만 자동차에 대한 채권 의무매입을 면제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매년 약 76만명(2021년 기준)의 소형차 구매자가 혜택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전체 채권 의무매입 면제 규모는 총 5000억원 수준이며, 할인매도 비용 등 국민 부담은 매년 약 800억원 감소가 예상된다. 또 추가적인 국민 부담 완화를 위해 전북 등 일부 시·도는 소형 화물차에 대한 채권 매입 면제하고, 경북·전북 등은 1600cc 이상 자동차에 대한 채권 매입 요율 인하 등도 함께 추진하기로 했다.
행안부는 지자체와 2000만원 미만의 공사·물품·용역 계약을 체결하는 경우 지역개발채권·도시철도채권의 의무매입을 면제하기로 했다. 현재 지자체와 공사·물품·용역 등 계약을 체결하는 업체는 지자체 조례에 따라 계약금액의 일정 요율(계약금액의 최대 2.5%)만큼 채권을 의무 매입해야한다.
행안부는 이를 통해 매년 약 40만명(2021년 기준)의 소상공인·자영업자가 혜택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전체 채권 의무매입 면제 규모는 총 800억 원 수준으로 할인매도 비용 등 국민 부담은 매년 약 120억원 감소할 전망이다. 전국 시·도(창원시 포함)는 내년 2월 말까지 시·도별 관련 조례를 개정해 3월부터 전국적으로 시행할 예정이다.
행안부는 내년부터 지역개발채권·도시철도채권의 표면금리(이자율)도 인상해 과도한 할인매도 부담과 이자 손실 등 국민 부담을 완화할 방침이다.
현재 채권 표면금리는 1.05%(서울 1%)로 한국은행 기준금리(3.25%)의 절반 이하 수준이다. 이에 채권을 매입해 만기까지 보유한 국민은 시중금리(4~5%대)와 비교해 상당한 이자 손실을 봐야한다. 또 낮은 표면 금리 탓에 채권을 즉시 매도하면 높은 할인비용을 부담해야한다.
행안부는 이런 국민 손실을 줄이기 위해 전국 시·도(창원시 포함)는 채권의 표면금리를 현재 1.05%(서울 1%)에서 2.5%로 인상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이달 말까지 지자체 별 조례 시행규칙 등을 개정하고, 다음달부터 인상된 표면금리를 적용할 예정이다. 채권 표면금리 인상으로 할인율은 서울은 ‘20%→12%’, 타 시·도는 ‘16%→10%’로 조정돼, 즉시 매도할인 손실이 매년 약 2800억원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상민 행안부 장관은 “최근 고금리, 고물가 등으로 국민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이번 제도개선을 통해 국민과 소상공인의 부담을 조금이라도 덜어낼 수 있기를 바란다”며 “향후 추가적인 제도개선에 대해서도 지방자치단체와 함께 협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