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조스, 정유사 압박나선 바이든에 "시장원칙도 몰라"

by고준혁 기자
2022.07.04 10:35:16

베이조스, 바이든 "정유사 당장 가격 내려라" 트윗에
"잘못된 방향…아니면 기본 시장역학 오해" 일침
백악관 "유가 내렸는데 휘발유 가격은 그대로" 반박

[이데일리 고준혁 기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정유사에 휘발유 가격을 낮추라고 압박하자, 아마존 창업자인 제프 베이조스가 시장 경제 원칙을 모르는 소리라며 비판했다.

제프 베조스 아마존 창업자. (사진=AFP)
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JS)에 따르면 베이조스는 이날 정유사에 휘발유 가격을 낮추라는 내용의 바이든 대통령의 트윗에 “백악관이 이런 식의 발언을 계속 내놓기에는 인플레이션은 너무나도 중요한 문제”라며 “이는 기본적으로 잘못된 방향이다. 그렇지 않다면 기본적인 시장 역학에 대해 깊이 오해하고 있는 것”이라고 댓글을 달았다.

정유업체를 압박해 인위적으로 가격을 낮추도록 강요하는 것은 시장 안정에 도움이 되지 않을 뿐더러, 가격 결정 구조의 현실을 모르는 것이라는 지적이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휘발유 가격을 책정하는 회사들에 보내는 내 메시지는 간단하다, 지금은 전쟁과 전 세계적 위험이 닥친 시기로 당신들이 청구하는 가격을 당장 낮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백악관은 베이조스의 지적에 즉각 반박했다. 카린 장 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유가는 지난 한 달 동안 배럴당 약 15달러 하락했지만, 휘발유 가격은 거의 내리지 않았다”면서 “그것은 기본적인 ‘시장 역학’이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존 커비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도 폭스뉴스에서 “미국 국민은 엄청난 고통을 겪고 있고 대통령은 최근 전략비축유를 방출하는 등 여러 분야에서 열심히 뛰고 있다”며 “우리가 모두 협력하면 휘발유 가격을 갤런(3.8ℓ)당 최소 1달러는 낮출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지지율이 하락하자 물가 잡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미국인들이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휘발유 가격을 낮추기 위해 애쓰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주요7개국(G7) 정상회의에서 러시아산 원유에 대해 수출가격 상한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달 중순엔 석유수출국기구(OPEC)를 이끄는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할 예정이다.

한편 미 자동차협회(AAA)에 따르면 이날 미 전역의 평균 휘발유 가격은 갤런당 4.812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1년 전보다 53.8% 급등한 가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