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우리도 특공 혜택 달라" 광명·시흥지구 땅주인들 뿔난 이유
by박종화 기자
2022.02.21 11:01:15
광명·시흥시, 그린벨트와 동일한 보상 혜택 요구
그린벨트 해제 지역선 토지 수용 때 세제·특공 혜택
'그린벨트→특별관리지역→공공택지' 광명·시흥은 현행법상 혜택 못 받아
[이데일리 박종화 기자] 경기 광명·시흥 특별관리지역 주민들이 국토교통부에 택지 수용 제도를 바꿔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에 준할 정도로 개발을 규제받고 있지만 혜택은 못 받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광명시와 시흥시는 특별관리지역을 수용해 공공택지지구를 조성할 때 그린벨트에 준하는 혜택을 달라고 국토부에 요청했다. 지난해 국토부는 2031년까지 광명·시흥 특별관리지역에 7만가구(16만1000명 규모) 공공주택지구를 조성하겠다고 발표했다. 문재인 정부가 계획한 신도시 중 가장 규모가 크다.
| 광명·시흥 공공택지지구가 조성되는 경기 광명시 광명동 일대. (사진=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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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벨트는 어떤 혜택을 받기에 이런 요구가 나오는 걸까. 현행법은 공공주택사업 등을 위해 그린벨트 토지를 수용하면 여러 혜택을 준다. 그간 그린벨트에 묶여 재산권 행사를 제한당했던 것을 보상해주기 위해서다.
보상금에 매기는 양도소득세만 해도 최고 40%까지 감면해 준다. 개발제한구역에 토지나 주택을 갖고 있던 사람은 신도시에 들어서는 아파트(전용면적 85㎡ 이하)를 특별공급 받을 수도 있다. 협의 양도인 택지(보상에 협조한 기존 토지주에게 새로 조성되는 지구에 제공하는 택지)를 공급할 때도 그린벨트 해제 지역 가옥·토지주는 우선공급대상이 된다. 문재인 정부에서 추진 중인 공공택지는 대부분 그린벨트를 해제하고 조성하기 때문에 이런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광명·시흥 특별관리지역은 다르다. 이 지역도 한땐 대부분 그린벨트로 묶여 있었지만 2010년대 보금자리주택지구를 조성하기 위해 그린벨트에서 해제됐다. 이후 주택 경기가 침체하면서 보금자리주택 사업은 백지화됐다. 2015년 정부는 광명·시흥 보금자리주택지구를 해제하면서 이 지역을 특별관리지역으로 지정했다. 난개발을 막는다는 명분에서다. 특별관리지역 지정 기간은 2025년까지였다.
특별관리지역으로 지정되면 기존에 건축물이 있었던 필지 외엔 추가 개발이 불가능하다. 사실상 그린벨트에 준하는 규제를 10년간 받는 셈이다. 하지만 법률상으론 그린벨트와 특별관리지역이 나눠져 있어 소급해 혜택을 받는 게 불가능하다. 광명·시흥 주민들과 지방자치단체가 그린벨트에 준하는 혜택을 달라고 요구하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시흥시 관계자는 “그간 광명·시흥 특별관리지역 주민들도 그린벨트 주민들과 똑같은 재산권 제약을 당했는데 이분들에게만 지원 혜택을 주지 않는 건 형평성에 어긋난다”며 “국토부 등과 만날 때마다 지속적으로 제도 개선을 요청하고 있다”고 했다.
이런 숙원이 받아들여질지는 미지수다. 국토부는 가부를 명확히 밝히지 않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아직 확정적으로 말할 단계가 아니다”라며 “관계기관, 지역주민과 지속적으로 협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토부는 2023년 말~2024년 초 광명·시흥지구 보상을 시작할 계획이다.
국회 문턱도 넘어야 한다. 특별관리지역에 그린벨트와 같은 혜택을 주기 위해선 조세특례제한법, 개발제한구역법 등 법률 개정이 필요하다. 최근 정부·여당이 주택 공급 속도를 높이기 위해 택지 보상과 수용 절차를 서두르고 있다. 광명·시흥지구 보상에 앞서 관련 제도를 손본다면 그만큼 신도시 조성 일정이 늦춰지는 건 불가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