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로커 이민희 “정운호 대표에게 9억 받았다” 대부분 혐의 인정

by조용석 기자
2016.05.22 16:56:02

도피자금 떨어져 자수…오늘 구속영장 청구
도주기간 홍만표 변호사와 수차례 전화연락

[이데일리 조용석 기자]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의 로비의혹과 관련해 브로커 이민희(56)씨가 지하철 내 화장품 매장 입점 로비 명목으로 정 대표로부터 9억원을 받은 사실을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는 상습도박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은 정 대표의 구명로비를 위해 임모 부장판사와 저녁식사를 한 인물이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이원석)는 22일 이씨에 대해 알선수재 및 사기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할 예정이라고 이날 밝혔다. 약 4개월간 도피생활을 해왔던 이씨는 21일 0시30분 자수의사를 밝히고 서울 서초구 교보생명 빌딩 일대에서 체포됐다.

검찰에 따르면 이씨는 서울메트로 관계자 등에게 로비해 네이처리퍼블릭의 지하철 역내 매장을 늘려주겠다며 2009~2011년 9억원을 챙긴 혐의(알선수재)를 받는다. 이씨는 유명 트로트 가수의 동생 조모씨에게 3억원을 빌리고 갚지 않은 혐의(사기)로 지난 1월부터 검찰의 수배를 받아왔다.

이씨는 검찰 조사에서 관련 혐의를 모두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정 대표에게 받은 9억원은 생활비와 유흥비 등으로 모두 탕진했으며 실제 서울메트로 관계자를 만나 로비를 한 사실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이씨는 도피를 시작하면서부터 고교 선배인 검사장 출신 홍만표(57) 변호사와 수차례 연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씨는 홍 변호사와 정 대표를 연결해준 인물이다. 홍 변호사는 정 대표의 상습도박 사건 때 ‘불법로비’ 및 ‘부당변론’ 등을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이씨는 도피기간 수차례에 걸쳐 홍 변호사에게 법적조언을 듣기 위해 전화했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홍 변호사는 이씨에게 자수를 권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두 사람이 증거인멸이나 수사에 대비한 진술 맞추기 등을 논의했는지도 들여다볼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이씨를 추가 조사한 뒤 홍 변호사도 조만간 불러 관련 의혹을 조사할 계획이다.

검찰 관계자는 “이씨가 도피자금이 떨어진데다가 자수를 하면 감경의 여지가 있다는 말을 듣고 자수한 것으로 보인다”며 “하남시와 남양주시 등 서울 인근 모텔을 전전했으며 최유정 변호사와 만난 사실은 없다고 진술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중앙지방검찰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