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 회장 "車소재 경량화·고강도 품질혁신 주도하라"

by이진철 기자
2013.04.29 14:02:02

현대제철, 고로 3기 완공 눈앞.. 車첨단소재 공장 신규 건설
자동차 수직일관화 체제 강화 `글로벌 품질경쟁력 강화`

[이데일리 이진철 기자] 현대자동차(005380)그룹이 자동차의 주요 재료인 철강부터 부품, 완성차 제조, 판매·서비스에 이르기까지 수직 일관화 체제를 더욱 강화한다.

현대차그룹은 오는 9월 현대제철(004020) 당진제철소의 고로 3기 체제 완공을 앞두고 있다. 고로 3기가 본격 가동에 들어가는 것과 동시에 총 1조1200억원을 투자해 자동차 부품에 들어가는 특수강과 철 분말 생산공장 건설에 착수한다. 이를 통해 전세계적인 자동차 혁신소재 경쟁에서 유리한 기반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이는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올해 경영방침으로 제시한 ‘품질을 통한 브랜드 혁신’을 달성하기 위해 핵심 부품 소재개발 단계부터 품질혁신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다. 최근 글로벌 자동차업계는 차량 경량화와 고강도화 고지 선점을 놓고 사활을 건 경쟁에 돌입한 가운데 완성차 업체 주도로 주요 철강사와의 기술협력이 강화되고 있다.

29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현대·기아차, 현대제철, 현대하이스코는 이미 강판개발과 부품성형 기술 등에서 공동연구는 물론 효율적 품질 회의체를 운영하고 있으며, 미래 자동차 특성에 특화된 맞춤형 차세대 강판 개발에도 나서고 있다.

이를 통해 자동차용 강판 개발기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했으며, 고로 1·2기가 본격 가동된 2010년 이후 지난해까지 3년만에 자동차용 강판 강종의 99%인 81개 강종을 최단기간에 개발에 성공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협력업체 157개의 실사결과 일정한 품질의 강종 수급으로 차체 부품의 품질이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고로 3기까지 완공되면 현대·기아차, 현대제철, 현대하이스코의 협업 시너지가 더욱 배가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지난 2010년 1월5일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고로 1기 화입식에서 제1고로에 첫 불씨를 점화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제공
현대차그룹은 지난 2006년 10월 민간기업 최초로 고로 1기 건설에 나선 이후 7년여만인 올해 9월 고로 1·2·3기 체제를 마무리한다. 현대차그룹은 현대제철의 고로사업에 총 9조5000억원을 투입했으며, 이는 연산 30만대 규모 자동차 공장 9~10개를 신축할 수 있는 액수와 맞먹는다.

한국산업조직학회 연구결과에 따르면 현대제철 당진제철소의 고로 건설과 운영 과정에서 발생한 국내경제 파급효과는 고용창출 20만6000명, 생산유발·부가가치 창출 57조원에 달한다.

고로 1·2기에 이어 고로 3기까지 본격 가동에 들어가면 현대제철은 고로 1200만톤, 전기로 1200만톤을 합해 총 2400만톤의 제강능력을 보유한 세계 10위권 제철소로 부상하게 된다.



현대제철은 당진제철소 고로 3기 공사가 마무리되면 올 하반기부터 당진제철소 내에 연산 100만톤 규모의 차세대 자동차용 특수강 공장 설비투자에 돌입한다. 또 당진제철소 맞은편 부지에는 현대자동차가 1200억원을 투입해 2014년 양산을 목표로 연산 2만5000톤의 철 분말 공장을 건설한다.

현대차그룹이 자동차용 강판부터 부품소재까지 생산체제를 갖출 경우 전 세계적인 차량 경량화와 차체 고강도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글로벌 자동차 업계는 미래시장 선점을 위해 경량화, 안전성 강화, 연비 향상 등을 목표로 연구개발 투자 경쟁에 나서고 있다. 특히 완성차 업체 주도로 철강, 화학 등 이종산업 간 기술협력이 긴밀하게 이뤄지는 ‘소재 전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유럽은 2005년부터 폭스바겐, 볼보, 피아트 등 6개 완성차 업체를 중심으로 철강-소재업체 10곳-대학·연구소 22곳 등 총 38개 기관이 협력하는 ‘슈퍼라이트-카’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다.

미국은 제너럴모터스(GM), 포드, 크라이슬러 등 완성차 ‘빅3’가 AK스틸, 아르셀로미탈, 티센크룹 등 6개 철강업체와 협력하는 ‘오토-스틸 파트너십’이 추진돼 프론트 모듈 부문에서 30%의 경량화에 성공했다.

개별 완성차 업체와 철강업체의 기술제휴도 활발하다. 유럽에서는 폭스바겐이 아르셀로미탈과 콘셉트카 제작을 계기로 협력을 강화하고 있고, BMW와 메르세데스-벤츠는 티센크룹과 기술협력을 맺고 있다.

이에 뒤질세라 일본도 도요타-신일본제철, 혼다-JFE스틸이 초고장력강 개발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신소재 개발을 위한 완성차 업체와 이종산업간 협력은 탄소섬유 개발을 위한 화학업체와의 제휴로 확대되고 있다. BMW-SGL그룹, 다임러-도레이, 포드-다우오토모티브시스템즈, GM-도호테낙스, 아우디-보이스 등의 협업이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자동차용 첨단소재 개발을 위한 투자를 적극 확대할 것”이라며 “국내 부품산업의 글로벌 성장기반을 강화하는 자동차산업 협력 생태계 구축은 물론 현대·기아차의 품질 경쟁력 상승도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