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주영 엔젤투자기금, 아버님도 기뻐하실 것"

by김현아 기자
2012.02.28 13:10:06

정몽준 아산나눔재단 명예이사장, 기금출범식에서 밝혀
"정주영 명예회장 성공신화는 신용대출로 가능했다"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민간 추진으로는 국내 최대인 1000억원 규모의 '정주영 엔젤투자기금'이 출범했다.
 
기금에는 아산나눔재단에 출연한 바 있는 현대중공업(009540)(570억원), 현대미포조선(90억원), 현대삼호중공업(90억원), 현대오일뱅크(90억원), 현대종합상사(30억원), 하이투자증권(30억원), KCC(002380)(50억원), 한국프랜지공업(30억원), 현대백화점(069960)(20억원)이 참가했다.

'정주영 엔젤투자기금'이 우리 사회의 미래인 청년들에게 희망을 구체화해줄 수 있을까. 보증이나 실적이 없는 젊은이들이 이를 종자돈 삼아 꿈과 열정을 펼칠 수 있을까.

▲ 정몽준 아산나눔재단 명예이사장

정몽준 아산나눔재단 명예이사장은 28일 상도동 숭실대에 위치한 '정주영 창업캠퍼스'에서 기자들을 만나 "저희 아버님께서 돌아가신 지 11년이 되시는데 (정주영 엔젤투자기금을 시작하니) 아버님께서도 기뻐하실 것"이라고 말했다.

정 명예이사장은 정주영 고(故) 현대그룹 명예회장도의 성공에는 `신용대출`이 있었다고 회고했다.



그는 "아버님이 강원도에서 서울로 올라오셔서 쌀가게와 자동차 수리공장을 여셨는데 당시 사채업자에게 돈을 꿔서 공장을 차렸지만 며칠 만에 화재로 공장과 차가 모두 전소됐다"면서 "하지만 그 사채업자가 '여태껏 한번도 이런 적이 없지만 너를 믿고 다시한번 꿔 준다'면서 자금을 빌려줬고, 그런 경험이 오늘의 현대자동차(005380)를 만든 경험이 됐다"고 말했다.

정몽준 명예이사장은 "아버님이 항상 말씀하시길 '그 사채업자가 내게 신용대출을 해줬다'고 하셨다"면서 "우리나라 많은 기업들이 새로 생기는 기업을 지원하는 데 관심이 있지만 어떻게 시작할 줄 몰라 시작 못하는 게 아닌가 한다, 정주영 엔젤투자기금을 시작으로 많은 기업들이 엔젤투자에 함께 참여하는 사회·경제적 분위기가 형성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출범한 '정주영 엔젤투자기금'은 특히 정보기술(IT)융복합 분야나 스마트 제조업 분야, 첨단 농업 분야, 문화콘텐츠 분야 등 스마트 지식정보 사회에서 가능성 높은 곳에 집중 투자할 방침이다.
 
한정화 아산나눔재단 이사(한양대 경영학과 교수)는 "정주영 엔젤투자펀드의 정신을 공유할 수 있는, 사회공헌적 공익적 마인드를 가진 벤처캐피탈 등 파트너를 선정해 구체적인 투자 가이드라인을 만들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