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에 덩치키우는 건설사

by윤진섭 기자
2009.06.18 15:21:08

현대건설 화이자부지 인수·동진원 사업도 검토
엠코 BTO 주간사 전면나서..사업장 인수 검토
LIG건설 한보건설 인수추진..우남·한양 눈길

[이데일리 윤진섭기자] 불황이 심화되면서 상대적으로 재무 상태가 안정된 건설사들이 몸집을 키우고 있다.

도급공사나 재건축·재개발 공사를 맡기려는 수요가 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워크아웃 건설사들을 관리하는 채권은행들로부터 관리건설사의 사업장은 물론 경영권 매각까지 의뢰 받고 있다.

18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000720)은 지난 17일 내부심사를 벌여 워크아웃 건설사인 삼호가 추진해온 서울 광진구 광장동 옛 화이자 부지 시공권을 인수키로 했다.

이 사업은 주채권은행인 하나은행이 현대건설 측에 시공권 인수를 타진해 석 달여 만에 성사된 것이다. 현대건설은 이 사업을 위해 설립한 한원광장프로젝트 투자금융(PFV)에 대한 지분과 금융기관 PF(2500억원)를 인수하는 조건으로 시공권을 인수키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건설은 또 우림건설이 추진중인 용인 동진원사업과 관련해 채권은행으로부터 시공참여를 요청받아 검토 작업을 진행 중이다. 우림건설 채권단은 현대건설에 용인 동진원사업 시공권의 절반 인수를 제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시공을 맡아달라는 제의가 몰리면서 사업성을 검토할 인원이 태부족한 상태"라며 "수익성 위주로 사업을 검토해 선별적으로 인수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현대차그룹 계열 건설사인 엠코는 최근 우림건설이 2007년 5월 화성시에 제안한 비봉~매송간 도로의 주간사 권리를 넘겨받았다. 이 사업은 총 연장 8km, 총 공사비 2000억원 규모로 인터체인지 5개소와 영업소 1개, 8개의 교량을 건설하는 것이다. 엠코는 화성시에 기아자동차 공장이 위치하고 있어 서브 건설사로 참여했으나 이번에 주간사 권리를 넘겨받으면서 사업전면에 나서게 됐다.

엠코는 이밖에 D사가 추진해온 평택 칠원·소사 프로젝트와 W사가 추진해온 김포 사업장 인수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LIG건설도 토목 분야강화를 위해 신창건설 계열사인 SC한보건설 인수를 추진 중이다. 이를 위해 LIG그룹의 지주회사인 LIG홀딩스는 창사이래 처음으로 회사채 발행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LIG건설의 SC한보건설 인수자금은 대략 300억원 안팎. LIG건설은 주택건설 중심의 사업을 토목 분야로 다각화하기 위해 SC한보건설 인수를 추진 중이다.

우남과 한양도 불황기에 사업을 다각화하면서 덩치를 키우고 있는 대표적 중견건설사다. 우남건설은 기존 주택사업 뿐 아니라 공공부문과 사회간접자본(SOC), 토목 부문을 강화하기 '업무부'를 신설하고 인력을 뽑고 있다. 업무부는 초기에는 300억원 이하 공공공사의 단독 또는 공동도급 입찰에 적극 참여하고 이어 SOC 공사에도 도전하기로 했다. 하반기에는 해외건설시장에도 뛰어들 예정이다.

주택사업을 벌여온 한양은 최근 토목시장에서 굵직한 사업을 연이어 수주하면서 발군의 성적을 거두고 있다. 한양은 지난 17일 발표된 울산~포항간 고속도로 건설공사 발주에서 총 1113억원 규모의 9공구를 SK건설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수주했고, 인천도시철도 210공구도 남광토건, 원광건설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따냈다. 한양은 특히 4대강 사업 중 한 곳인 영산강 사업과 관련해 금호산업과 함께 대표사로 참여해 수주에 나선다는 전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