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황은재 기자
2007.01.04 15:38:22
2006년 채권시장 최대 히트상품 `파워스프레드` 개발
김재범 BOA FX 및 금리상품 마케팅 총괄 상무
지난해 채권시장에서 가장 주목을 받은 `파워스프레드` 구조화채권을 탄생시킨 김재범 뱅크 오브 아메리카(BOA) 상무는 파워스프레드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김재범 BOA 상무는 이데일리와 가진 인터뷰에서 "(본드-스왑스프레드의 역전 현상을 이용했기 때문에) 국내 시장이 아니면 나올 수 없는 상품"이라고 밝혔다.
파워스프레드는 국채 금리와 스왑금리가 역전된(본드-스왑스프레드 역전) 비정상적인 상황을 이용한 것. 양도성예금증서(CD) 91일물과 국고채 3개월물 금리가 역전되지만 않으면 투자자에게 일정 수준 이상의 고금리를 선사한다. 또 발행자는 CD금리 수준에서 자금을 조달할 수 있어 누이좋고 매부좋은 상품이다.
파워스프레드의 개발 배경은 의외로 단순했다. 스왑딜러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착안해수 있었다는 것. 김 상무는 "스왑시장에 있었다면 전혀 어렵거나 새로운 개념은 아니었다. 대부분이 알고 있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본드-스왑스프레드의 역전이 4년 넘게 지속되면서 당연시돼 왔던 현상을 감안하면 파워스프레드는 신선한 충격으로 채권시장에 다가왔고 2006년 채권시장 움직임을 읽는 `키워드` 가운데 하나였다.
100억원의 파워스프레드 구조화채를 발행할 경우 10배에서 15배까지 이르는 국고채권 매수하고 이자율스왑 시장에서 고정금리를 주고 변동금리를 받는 스왑거래를 하게 된다. 국고채 금리는 하락하고 스왑금리는 상승하게 돼 만성적인 역전을 보였던 본드스왑스프레드의 정상화 가능성을 모색케 했다.
파워스프레드로 본드스왑스프레드를 정상화시키기에는 힘에 부쳤다. 김 상무는 "파워스프레드의 구조상 스왑스프레드 역전 숙제를 풀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지만 실제 시장 움직임에는 큰 변화가 없었고 수급의 불균형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에 역부족이었다"고 말했다.
김 상무는 "금리 상승에 베팅하는 수요가 살아난다면 정상화가 가능하겠지만 구조화채권이 발행될 경우 기본적으로 이자율스왑금리에 하락 압력으로 작용하는 구조가 많기 때문"이라며 "시장 구조적인 문제가 있어 향후 정상화 역시 쉽지 않아 보인다"고 내다봤다.
지난해 12월11일까지 발행된 파워스프레드는 7100억원, 보험사, 연기금, 은행, 증권사 등이 투자자로 나섰다. 인기리에 팔린 이 채권을 발행하기 위해 외국계은행들의 움직임 또한 분주했다. 한 외국계은행은 본점으로부터 특별한도 승인을 얻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정작 상품을 개발한 BOA는 600억원 가량을 내놓고는 발행을 중단했다. 위험 관리에 대한 필요성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김 상무는 "고무줄도 길게 잡아당기면 언젠가는 돌아가게 돼 있다. 한방향으로 쏠리면 화(禍)가 난다"며 발행기관(스왑뱅크)의 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상품 구조상 현물 매수를 통한 헤지 과정에서 위험이 발행할 수 있다는 것.
파워스프레드의 구조상, 헤지과정에서 매수하게 되는 현물채권은 은행이 떠안게 되는 위험이다.
김 상무는 "파워스프레드로 인해 발생한 포지션이 다시 또다른 상품을 만들어 내지만, 이 상품은 현물채권에 대한 숙제를 가지고 있다"며 이를 해결하기 위한 연구들이 진행되고 있다고 귀뜸했다.
올해 구조화채권 시장에 대해서는 2002년 이후 양적 발전뿐만 아니라 질적 발전을 이뤘고 은행간 경쟁도 치열했다고 평가했다. 투자자들의 선호가 다양해졌고 이에 따른 상품 개발 아이디어 경쟁도 활발해졌다고 덧붙였다.
김 상무는 "2002년에는 교과서에서 보는 채권들이 많았지만 올해는 다양한 구조를 가진 채권이 늘었다"며 "투자자 그룹이 기관에서 개인으로 확대됐고 요구 사항도 많아졌다"고 말했다.
글로벌 시장과의 격차도 빠르게 좁혀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해외에서 유행하고 있는 상품이 재빨리 국내로 들어오고 있고 국내 기관들의 노력 역시 이전과 달라졌다는 것. 다만 다른 아시아 시장과 달리 국내 시장은 리스크 관리 요구 수준이 상당히 높고, 수요가 좀 더 공격적이라고 평했다.
김 상무는 "구조화채권시장이 한 방향의 트렌드를 쫓아가고 있는 것 처럼 보이지만, 변해가고 있다"며 "고금리라고 무조건 따라가는 시장 구조가 아니고 기관들도 빠르게 글로벌 시장의 움직임을 쫓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구조화채권 시장에 대한 전망을 묻자 "넓은 시야를 가져야한다"고 즉답했다. 그는 스왑, 채권, 환율 등 하나의 상품에만 집중한다면 한계점에 당면할 것이라고 고언했다.
김 상무는 "시장 자체에 노하우나 지식 보다는 시장 전반적은 수급을 읽을 수 있어야 한다. 주식, 금리, 환율, 상품(Comodity) 등 이종간의 연결을 판단할 수 있는 눈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구조화채권에도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머리를 맞대 개발하는 `오케스트라` 형 상품이 나올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국내 시장이 발전해 나가는 단계이고 변화 속도가 빨라지고 있기 때문에 쫓아가기에도 힘든 상황"이라며 "한사람이 앉아서 상품을 만들 수 있는 단계는 아니다"고 지적했다. 또 고객의 투자 수요에 맞는 상품 개발이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그가 딜러에서 상품 개발로 자리를 옮긴 이유 역시 시장 변화를 쫓기 위한 노력이었다. 김 상무는 "트레이딩을 하다가 상품개발과 마케팅쪽으로 왜 옮겼냐는 이야기도 많이 들었지만 오는 2010년까지 시장은 굉장히 빠르게 변할 것"이라며 "국내기관이나 외국계기관 할 것 없이 시장 자체의 진화속도가 엄청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1991.8~1998.12 장기신용은행 FX&파생상품 딜러
1999.1~1999.8 삼성증권 주식장외파생상품 담당, 선물옵션
1999.8~2000.7 스탠다드차터드은행 서울지점 부지점장
2000.7~2002.4 ING 배어링스은행 서울지점 FX 및 금리트레이딩 총괄
2002.4~2006.6 스탠다드차터드은행 서울지점 FX 및 금리트레이딩 총괄
2006.6~현재 뱅크오브어메리카 서울지점 FX 및 금리상품 마케팅 총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