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조용만 기자
2005.09.23 15:30:21
[이데일리 조용만기자] 지난달 허리케인 `카트리나` 타격 당시 느슨한 초동 대응으로 곤욕을 치른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이 `리타` 대처에서는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백악관은 22일(현지시간) 부시 대통령이 리타가 상륙하기 전에 피해 예상지역인 텍사스를 방문할 것이라고 밝혔다.
뉴욕타임스는 23일 `카트리나의 교훈 이후 부시가 텍사스로 향하고 있다`(After Katrina's Lesson, Bush Is Heading to Texas)는 기사에서 이례적으로 민첩한 부시 대통령의 움직임을 소개했다.
뉴욕타임스는 부시 대통령이 카트리나의 실패로부터 정치적이고 현실적인 교훈을 얻었다는 사실을 국민들에게 보여줘야 한다는 압력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부시 대통령은 악천후용 장비를 챙겨 텍사스로 날아가기로 결심했고, 연방정부 차원의 대응을 자신이 주도하고 있음을 알리기 위해 애쓰고 있다고 덧붙였다.
부시 대통령은 카트리나로 뉴올리언스가 물바다가 됐던 지난달 30일 샌디에고에서 기타를 치던 사진이 보도되면서 곤욕을 치렀다. 또 카트리나 발생 초기 뉴올리언스 지역을 항공기로 대충 둘러보다 비난여론이 일자 3번째 방문에서 군용트럭을 타고 직접 피해 현장을 누비며 복구작업을 독려하는 모습을 연출해야 했다.
이후에도 이라크 전쟁 등으로 홍수예방에 소홀했다는 비난이 쏟아졌고 정부 초동대응의 미숙함이 속속 드러나면서 부시 대통령의 지지율은 재임 기간중 최저치로 추락, 정치적 곤경에 빠졌다. 미국 언론들은 리타가 세력을 확장하면서 텍사스주로 방향을 틀자, 리타 대응이 부시 대통령 지도력의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보도하고 있다.
부시 대통령도 이같은 사정을 감안, 리타가 상륙하기전 재난지역 선포와 주민들에 대한 대피 촉구는 물론 식수와 비상식량 준비, 긴급 구조팀 파견 등으로 재난대응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텍사스는 대통령의 고향이라는 점에서도 부시의 발빠른 행보는 관심을 끌고 있다.
부시 대통령은 "정부내 모든 공무원들이 최악의 상황에 대비하고 있으며 힘을 합쳐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재난에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부시 대통령은 악천후에도 불구, 항공기를 타고 콜로라도 스프링스로 날아간뒤 군 지휘본부에서 리타 대응태세를 점검할 계획이다.
스콧 맥클렐런 백악관 대변인은 "부시 대통령이 리타 상륙전에 단지 사진찍으러 텍사스로 가는 것은 아니다"면서 "현재 진행중인 대응상황을 점검하고 재난대응을 위해 집결한 경찰과 소방대원 등을 격려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