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제·증시 제 갈길 간다

by안근모 기자
2004.06.18 14:42:01

BW "국가별 종목별 선별투자할 때..ETF도 대안"

[edaily 안근모기자] 올 들어 헝가리 주가는 19.35%나 올랐다. 그러나 태국 투자자들은 19.14%의 주가하락에 시달리고 있다. 세계 증시가 제각각 흩어지고 있다. 결별의 속도는 더욱 빨라지고 있다. 경제가 그렇다. 미국은 성장속도를 누그러뜨리기 위해 금리인상을 고려중이고, 일본은 날라가고 있다. 아시아나 중남미는 성장세가 둔화될 전망이다. 그러나 유럽은 견조한 상승세를 보여줄 전망이다. 크로스보더캐피탈의 운용책임자 마이클 하웰은 "세계 경제의 탈동조화 현상이 뚜렷하다"고 말했다. 미국의 경제주간지 비즈니스위크는 28일자 최신호에서 전쟁과 금리인상, 유가상승 등의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신중하게 투자한다면 얼마든지 수익을 낼 수 있다며 `옥석 가리기` 투자를 권고했다. 특히 일본과 여타 아시아국가 및 유럽에서 상대적으로 덜 부진한 나라들에 매력이 있다고 전했다. ◆중국, 긴축 불구 원자재 수요 여전 아시아시장은 최근 예민한 투자자들로부터 주목을 받았다. 홍콩에 상장된 중국기업들의 주가를 나타내는 H지수는 한 때 날아 올랐으나, 올 들어 17.1%나 급락했다. 성장세가 둔화될 것이라는 우려 탓이다. 그러나 중국의 엄청난 원자재 수요는 단번에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눈치빠른 투자자들이 광산업종인 BHP빌리튼에 주목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프린시펄 파이낸셜 그룹의 포트폴리오 매니저인 폴 블랭큰하겐은 "BHP의 업종구성이 워낙 다양하기 때문에 중국경기가 어떻게 되든 위험을 피하면서 많은 수익을 낼 수 있다"고 말했다. ◆일본, 경기회복과 구조조정 성과 시너지 일본의 경우 단기간내 경기가 둔화될 것으로 보는 사람이 거의 없다. 최근 몇달간은 미국의 성장세를 능가하고 있다. 중국이 열기를 식히기 위해 브레이크를 밟고 있지만, 수입 증가세는 여전히 폭발적이다. 이는 올해 일본 경제가 3%이상 성장하도록 밀어줄 것이다. 최근 12개월간 주가상승률은 40%에 달한다. 종목을 잘 고른 경우는 수익률이 훨씬 좋다. 도요타는 50%이상 올랐고, 오랫동안 죽을 쑤던 미츠비시도쿄파이낸셜그룹은 더블이 됐다. 헤크만글로벌어드바이저의 스트레티지스트 브라이언 젠드로는 "일본 경기가 다시 내려갈 것으로 보지 않는다. 지금 일본은 정상화되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채권 구조조정을 마친 은행주들도 좋지만, 소니 캐논 닛산자동차 마츠시타와 같은 수출주들이 단연 돋보인다. 마츠시타전기의 경우 쿠니오 나카무라가 경영을 맡은 지난 2000년 뒤로 수십개의 공장을 폐쇄했고 국내 인력 20%를 정리했다. 중국에 대한 수출이 증가하는 가운데 이제는 카메라폰과 평면텔레비전 같은 고가 디지털제품에 주력하고 있다. BOA캐피털매니지먼트의 조셉 귄란은 "일본 기업들은 세계 최고"라고 말했다. ◆나라경제가 부진해도 잘나가는 종목은 있다 경제가 더디게 가는 와중에도 견조하게 오른 종목도 있다. 이코노미스트들은 중남미 성장세가 올해 4.3%에서 내년에는 3.7%로 둔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브라질의 주가지수는 올해 9.53% 떨어졌다. 그러나 브라질 최대의 항공기 회사인 엠브라에르는 떨어질 것 같아보이지 않는다. 1년전 20달러이던 엠브라엘의 ADR 가격은 현재 27달러이다. 올해 목표주가는 35달러 수준이다. 지난 1월에는 36달러로까지 올랐었다. 유럽에서는 단연 스위스 최대은행인 크레디스위스그룹이다. 과거의 부진에서 벗어나 현재 전세계에서 인수합병 수수료를 거둬들이고 있으며, 프라이빗뱅킹도 성장중이다. 현재 35달러인 ADR의 12개월 목표가는 44달러다. 스웨덴의 에릭슨도 빼놓을 수 없다. 현재 주가는 목표가보다 4달러 낮은 28달러다. 유니레버그룹과 바스프는 전세계적인 소비회복과 아시아에서의 성장세에 힘입어 주가가 더 오를 것이다. 미국의 고용회복도 호재다. ◆ETF로 `옥석가리기 포트폴리오` 해결 종목발굴에 자신이 없다고 낙담할 필요는 없다. ETF가 있기 때문이다. ING의 포트폴리오 매니저인 필립 슈월츠는 "개인투자자가 해외시장에 접근하기에 아주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바클레이가 만든 `i섀어`라는 ETF 가운데 독일에 투자한 종목은 지난해 9월 13달러에서 지금은 16달러가 됐다. 스웨덴 투자종목은 13달러에서 17달러로 올랐으며, 오스트리아 투자종목은 11달러에서 16달러로 뛰었다. 바클레이즈 캐피탈의 주식 전략가인 로렌스 캔터는 "일부 국가는 성장이 둔화되고 있으나, 어쨌든 전세계적으로 봤을 때는 20년 이상만에 가장 큰 폭의 성장세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