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이의철 기자
2001.02.05 19:05:15
상장기업들이 기업설명회(IR)를 위해 여의도를 자주 찾고 있다. 기업 IR의 주된 장소는 증권거래소 국제회의장이다. 올해 들어서만도 삼성전자 한국통신 삼성전기 등이 증권거래소 국제회의장에서 4분기 실적 발표회를 겸한 기업 설명회(IR)를 가졌고 6일엔 LG전자가,7일엔 포항제철과 현대전자가 각각 증권거래소에서 IR을 가질 예정이다.
상장기업들이 이처럼 여의도를 IR장소로 선호하는 것은 시장과 보다 가까워지려는 노력의 일환이다."여의도라는 상징성도 있고 IR에 참석하는 고객들의 편의성도 고려한 결정"(LG전자 IR팀 관계자)이라는 것이다. 즉 시장의 중심에 있는 거래소에서 IR을 함으로써 시장 친화적인 모습도 보이고 IR에 참석하는 증권사 애널리스트나 투신사 펀드매니저,투자자문사 등 "고객"들의 편의도 고려했다는 설명이다.
삼성전기 IR팀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조선호텔 등에서 IR을 했으나 애널리스트나 펀드매니저가 찾아오기 불편하다는 여론이 많아 장소를 여의도로 변경했다"며 "앞으로 분기별 IR을 정례화할 계획이며 장소도 증권거래소를 자주 이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포항제철도 7일 유상부 회장이 직접 참석하는 기업 IR을 증권거래소에서 갖는다.포항제철 관계자는 "회장이 참석하는 IR을 여의도 증권거래소에서 열기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밝혔다.
LG전자도 그간 기업설명회보다는 컨퍼런스 콜등을 통해 실적을 알렸으나 이번엔 증권거래소의 IR을 통해 기관투자자가들에게 보다 정확한 기업 내용을 알린다는 계획이다.LG전자 관계자는 "증권거래소 IR은 상징성이 있다"며 "앞으로 기관투자가들에게 보다 적극적인 자세로 IR을 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삼성전자는 그간 꾸준히 증권거래소 IR을 정례화했었으나 별로 인정을 받지 못하다가 올해 초 2001년 정례 IR에서 비교적 후한 평가를 얻은 케이스. 이는 그간 삼성전자의 IR 이 형식에 치우쳐 실제 기관투자가들이 궁금해하는 내용에 대해선 CEO들이 언급을 회피하는 등 불성실한 IR 태도를 보여왔기 때문. 올해 IR에선 "부문별 영업이익률을 공개하는 등 태도가 많이 개선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시장의 "관심"을 끄는 기업들도 증권거래소 IR을 선호하고 있다. LG전자의 6일 기업설명회에선 통신사업에 대한 LG그룹의 입장이 애널리스트들의 집중 질문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이며 7일의 현대전자 IR에선 조기 계열분리나 부채 상환계획 등이 이슈가 될 전망이다.
기업의 내용을 "솔직이" 알리려는 노력은 비록 좋지 않은 내용이라고 하더라도 장기적으로 기업에겐 도움이 된다는 것이 시장의 반응이다.증권사 한 애널리스트는 "기업에게 있어서 가장 큰 악재는 불투명성"이라며 "이미 알려진 악재는 더이상 악재가 아닌만큼 보다 적극적인 IR은 기업에게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기업들의 자세도 변화하고 있다."시장으로부터 신뢰를 얻지 못하면 아무것도 되지 않기 때문에 애널리스트와 펀드매니저들에게 직접 현안을 설명하는 IR이 낫다고 판단한다"(현대전자 관계자)는 것이다.이른바 정면돌파 작전이라고도 할 수 있다.
증권거래소 IR은 기업들에게 IR비용 절감(?) 측면에서도 도움이 된다.증권거래소가 지난해 9월 이후 상장사 IR활성화 대책의 일환으로 IR장소인 국제회의실을 무료로 임대하고 있기 때문이다.이래저래 상장기업들의 여의도 증권거래소 IR은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