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과목 선택 못 하게 한 9급 공시…응시자 4만명 ‘급감’

by최정훈 기자
2023.03.08 12:00:00

올해 9급 공채 응시자 12만명…5년간 최저 경쟁률
작년보다 4만명 줄어…“고교선택과목제 폐지의 영향”
사회·과학·수학 선택 못 하게 하자…지원자 급감

[이데일리 최정훈 기자] 올해 국가공무원 9급 공채시험에 원서를 접수한 응시자가 지난해에 비해 4만명 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폐지된 고교선택과목제의 영향으로 공무원 시험의 난이도가 올라간 영향이라는 설명이다.

국가공무원 5급 공채 및 외교관 후보자 선발 제1차 시험이 치러진 4일 서울 강남구의 한 시험장으로 수험생들이 들어가고 있다.(사진=인사혁신처 제공)
인사혁신처는 지난달 9∼11일 국가공무원 9급 공채시험 원서를 접수한 결과 5326명 선발에 총 12만1526명이 지원해 22.8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고 8일 밝혔다. 올해 경쟁률은 최근 5년 중 가장 낮은 수치다. 2019년 39.2대1의 경쟁률을 보였던 9급 공채시험은 해마다 감소하며 지난해 29.2대1로 떨어졌다.

모집 분야별 경쟁률을 살펴보면, 행정직군은 4682명 모집에 10만5511명이 지원해 22.5대1, 기술직군은 644명 모집에 1만6015명이 지원해 24.9대1로 집계됐다. 가장 높은 경쟁률을 보인 직렬은 62명을 선발하는 교육행정(일반)으로 1만2177명이 접수해 196.4대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기술직군에서는 시설(시설조경)이 6명 선발에 312명이 접수해 52.0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지원자의 평균 연령은 29.9세이며 연령대별로는 20대 이하가 57.3%로 가장 많고 30대 33.7%, 40대 8.1% 순이었다. 50세 이상은 1087명이 지원해 0.9%를 차지했다.

자료=인사혁신처 제공
올해 지원자 수는 지난해(16만5524명)에 비해 4만3998명 감소했다. 인사처는 공채시험 경쟁률이 하락하는 이유로 고교선택과목 폐지, 학령인구감소 등 다양한 요인에 기인한 것으로 보고 있다. 고교선택과목제는 9급 선택과목으로 행정학·행정법 등 전문과목 외에 사회·과학·수학 등 고교과목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로 2013년부터 2021년까지 운영하다 지난해 폐지됐다.



9급 공채시험 지원자 수는 2010년부터 2012년 평균 14만7000명에서 고교선택과목제가 시행된 2013년부터 2021년 평균 20만2000명으로 증가했다. 고교선택과목제 운영 기간 중 고교과목을 1과목 이상 선택한 지원자 수는 평균 8만7000명으로 약 40%였다. 특히 세무직 지원자의 경우 2012년 9713명에서 고교선택과목제가 도입된 2013년에는 2만5625명으로 1만5912명 증가한 반면, 제도가 폐지된 2022년에는 1만956명으로 전년 대비 8733명 감소했다.

인사처는 공채시험 경쟁률 하락에 대해 정부는 우수인재 확보를 위한 다각적인 대응 방안을 강구한다. 하위·실무직에 대한 처우개선과 함께 △공직문화 혁신으로 수평적인 조직문화 조성 △원서접수기간 연장 등 적극적인 채용 활동 전개 △수험생과의 양방향 소통강화 △공무원 인재상 정립 등 채용제도 개선 등을 통해 직무역량이 우수한 인재 확보 등을 추진할 방침이다.

아울러 인사처는 공무원 시험 경쟁률은 너무 높아도 너무 낮아도 문제가 될 수 있다며 중요한 것은 신규자의 직무역량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관리자(830명) 등을 대상으로 신규자에 대한 인식조사 결과 지원자 감소에도 불구하고 신규자의 전문지식·기획력 등은 점점 높아지고 있다고 응답하는 등 신규자의 직무역량에 대해 대체로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승주 인사처 인재채용국장은 “최근 공무원 시험 경쟁률 추이 등을 지속적으로 분석하고 공직 관련 정보를 적극적으로 제공하는 등 수험생의 시험응시를 지원해 공직에 적합하고 사명감 높은 인재를 발굴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