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생산 4개월 만 반등에도…소비·투자 부진 이어진다(종합)
by이지은 기자
2023.03.02 11:29:09
통계청 '2023년 1월 산업활동동향' 발표
전산업 생산, 0.5% 증가…'2.9%' 광공업 견인
소비 석달째 감소…반도체 부진에 투자 위축
정부 "어려운 실물경제 지속…총력 대응할 것"
[세종=이데일리 이지은 김은비 기자] 지난 1월 전(全)산업 생산이 전월보다 0.5% 증가하며 넉 달 만에 오름세로 전환했다. 지난해 12월 기록했던 32개월 만의 최대 하락폭을 딛고 새해 첫달 반등을 이룬 것이다.
그러나 소비는 세 달째 감소하고 투자도 두 달 연속 하락세를 보이는 등 부진을 이어가고 있다. 수출 부진이 지속되면서 향후 경기의 불확실성은 여전히 큰 상황이다.
| 26일 부산항 신선대부두에 수출입 화물이 가득 쌓여 있다.(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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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이 2일 발표한 ‘2023년 1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전산업 생산(계절조정·농림어업 제외) 지수는 109.7(2020=100)로 전월보다 0.5% 늘었다. 1월 통계부터 기준연도가 2015년에서 2020년으로 개편됨에 따라 전산업 생산은 4개월 만에 플러스 전환한 결과가 됐다. 증가폭(0.5%)은 지난해 6월 이후 7개월 만에 최대다.
광공업 생산이 2.9% 늘어 전산업 생산 증가를 견인했다. 제조업 생산은 3.2% 증가해 지난해 6월(1.3%) 이후 이어진 감소세에서 7개월 만에 벗어났고, 증가폭은 2021년 12월(4.4%) 이후 13개월 만에 가장 컸다.
반도체(-5.7%), 기계장비(-6.1%) 등에서 생산이 줄었으나 자동차(9.6%)와 1차 금속(6.7%) 등은 전월 대비 증가했다. 통신·방송장비에서 111.0%나 늘었다.
김보경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통신·방송 장비의 경우 휴대폰 출시가 생산 증가에 영향을 많이 미친다. 이달 신제품이 출시될 예정”이라며 “중국 쪽 생산이 정상화되면서 휴대폰용 카메라 모듈 수출도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제조업 재고는 반도체(28.0%), 통신·방송장비(22.6%), 기계장비(11.3%) 등이 늘어 전월보다 2.6% 증가했다. 제조업 평균 가동률은 2.6%포인트(p) 상승했지만, 제조업 생산능력지수는 0.5% 줄었다.
서비스업 생산은 0.1% 늘었으나 전월(1.5%)보다 증가폭이 축소됐다. 도소매(3.7%)와 부동산(5.4%) 등에서 증가했으나 금융·보험(-5.0%) 등에서 생산이 줄었다.
| 27일 서울 중구 롯데마트 서울역점을 찾은 고객이 연어를 고르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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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 동향을 보여주는 소매판매액지수(계절조정)는 103.9로 2.1% 줄었다. 작년 11월 이후 석 달 연속 감소했다.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1.9%), 의복 등 준내구재(-5.0%), 승용차 등 내구재(-0.1%) 판매가 모두 쪼그라든 영향이다.
김 심의관은 “수입차 일부 브랜드 출고 중지, 전기차 출고 지연 등으로 수입 승용차 판매가 감소한 영향이 컸다”며 “따뜻한 날씨로 의복 판매가 줄고 면세점 화장품 판매가 줄어든 것도 요인”이라고 밝혔다.
설비투자는 전월 대비 1.4% 감소해 지난해 12월(-6.1%)에 이어 두 달 연속 내림세를 지속했다. 반도체 업황 부진이 이어진 게 투자에도 영향을 미쳤다. 자동차 등 운송장비(15.9%)에서는 투자가 늘었으나 반도체 장비가 속한 특수 산업용 기계 등 기계류(-6.9%)에서 줄었다.
이미 이뤄진 공사 실적을 나타내는 건설기성(불변)은 토목(-10.3%)에서 공사 실적이 줄었으나 건축(5.9%)에서 늘면서 전월보다 1.8% 증가했다.
현재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99.4로 전월보다 0.4p 하락했다. 2020년 2~5월 이후 처음으로 4개월 연속 마이너스 흐름이다. 앞으로의 경기를 전망하는 선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98.5로 전월보다 0.3p 하락해 7개월 연속 하향 곡선을 그렸다.
김 심의관은 “1월 소매판매와 설비투자가 감소했지만, 광공업 생산이 비교적 큰 폭으로 상승하고 서비스업 생산도 높은 수준을 유지해 전산업 생산이 증가로 전환했다”면서도 “다만 최근 부진한 흐름을 되돌리는 수준까지는 미치지 못했고 취업자 수도 감소해 경기 동행지수가 하락했다”고 총평했다.
광공업 중심으로 전산업 생산이 반등했지만, 소매판매 등 내수지표가 주춤한 가운데 수출 부진이 지속되면서 향후 경기의 불확실성은 여전히 큰 상황이다. 반도체 재고 증가, 수출 감소세 지속 등이 생산 측면에서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고물가 기조가 이어지는 가운데 주요국 통화정책에 대한 불확실성 등으로 소비 심리도 쉽게 살아나지 않으리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투자 역시 기업 심리 위축 등으로 리스크 요인이 존재한다.
정부는 상반기 경기 보원을 위해 383조원 규모의 재정·공공투자·민자사업 조기집행을 추진하고 금융·시장 등 리스크 관리에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공공요금을 안정기조로 관리하고 취약계층 부담을 경감하는 방향으로 민생 안정에 총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 이후 어려운 실물경제 여건이 지속되는 가운데 향후 경기 흐름과 관련해 상하방 요인이 혼재된 모습”이라며 “당면한 경기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위기 후 재도약을 위해 총력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 2023년 1월 산업활동동향. (자료=통계청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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