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찬 "朴정부, 건국절 논란에 임정기념관 건립 막아"
by이승현 기자
2018.03.01 18:31:16
"보훈처, 예산 10억 중 딱 2천만원 사용하고 반납"
태극기부대에 "태극기, 정쟁의 대상 삼지 말라"
| 이종찬 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관건립위원장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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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승현 기자] 독립운동가인 우당 이회영 선생의 손자인 이종찬 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관건립위원회 위원장(전 국정원장)이 박근혜 정부가 독립운동가 후손들이 추진하던 임시정부기념관 건립을 막았다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1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 “2015년에 이병기 대통령 비서실장을 찾아가 임정기념관 건립을 건의, 이를 받아들여 민간 위원회를 만들어서 추진했으나 건국절, 국정교과서 문제가 나오면서 흐지부지 됐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임정기념관을 짓게 되면 (정권의 역사) 논리가 약해질까봐 그랬는지 (정부가) 자꾸 거부를 했다”며 “담당기관인 국가보훈처는 이 사업에 책정된 예산 10억원 중에서 딱 2000만원만 쓰고 나머지를 반납하기까지 했다”고 언급했다.
이어 “타당성 조사하고 계획 세우려면 10억원 가지고도 빠듯한데 이걸 반납했다는 건 하지 말라는 얘기”라고 지적하며 “그나마 문재정 정부가 들어선 지난해 5월 이후부터 그 예산을 쓰기 시작했다”고 털어놨다.
당초 임정 기념관은 건국 100주년인 2019년 완공을 목표로 사업이 추진됐으나 2년여간을 허송세월한 탓에 완공 시기가 2020년으로 늦춰졌다는 게 이 위원장의 설명이다.
임정 기념관은 서대문형무소 옆 옛 서대문의회 자리에 건립된다.
이 위원장은 친박 집회인 ‘태극기 집회’에 대해 “태극기를 그렇게 오염시킬 문제가 아니다”라고 지적하며 “태극기를 정쟁의 대상으로 삼는 일은 피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태극기를 들고 나온 분들을 이해하려고 한다. 진하게 나라를 강조하고 싶은 건데 거기에 성조기는 왜 나오고, 더 나가서 어떤 분은 이스라엘 국기까지 가지고 나온다”며 “이런 희극은 하지 말자. 이건 박근혜 전 대통령을 위한 것도 아니다”라고 일침을 가했다.
이어 “태극기를 웃음거리 만드는 것은 당신들 자신을 위해서도 좋지 않다고 충고하고 싶다”며 “자신의 뜻을 펴되 거기에 태극기를 쓰지 않아줬으면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