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주식매도+北리스크..달러-원 1070원 선 돌파(마감)

by장순원 기자
2013.01.25 16:28:50

[이데일리 장순원 기자] 달러-원 환율이 사흘째 오르며 1070원 선을 돌파했다. 북한 핵을 둘러싼 지정학적 불안감이 확산한 가운데 외국인이 주식을 팔아치우며 환율을 끌어올렸다.

25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일 대비 5.8원 오른 1075.5원으로 마감했다. 기준환율(MAR·시장평균환율)은 3.4원 오른 1071.8원을 기록했다. 서울외국환중개와 한국자금중개에서 거래된 현물환은 124억9800만달러로 집계됐다. 고점은 1074.5원 저점은 1069원으로 변동폭은 5.5원 수준이었다.

이날 외환시장은 미국 경기지표가 악화하며 상승한 역외(NDF) 환율을 반영하며 전일대비 0.3원 오른 채 시작했다. 이후 외국인이 주식을 대거 팔아치우면서 환전수요가 몰렸고, 역외를 중심으로 대규모 달러 매수물량이 유입되며 환율 상승을 이끌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들은 5164억원의 순매도를 기록했다. 이날 순매도는 2011년 9월23일 6676억원의 순매도를 기록한 이후 최대 규모다.

북한 핵실험을 둘러싼 지정학적 리스크가 부각한 것도 환율 상승재료가 됐다. 이날 북한은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성명을 통해서 한국이 유엔의 대북제재에 직접가담할 경우 물리적인 대응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시중은행 외환딜러는 “역외 세력이 엔-원 숏포지션(엔화 매도 원화 매수)을 일부 정리하고 있고, NDF에서 숏포지션(달러 매도) 전략을 썼던 일부 세력이 롱(달러 매수)으로 돌아선 것 같다”고 말했다.



외국계은행 외환딜러는 “전저점 근처에 다가가면서 일부 숏커버(손절매수) 물량이 유입되기 시작한 뒤 2차로 엔-원 숏커버 물량이 유입되며 환율이 떨어질 것이란 심리가 돌아서자 북한 리스크나 뱅가드를 비롯한 외국인 주식매도 움직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며 “역외에서 이런 분위기를 주도적으로 조성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경팔 외환선물 시장분석팀장은 “유로캐리(유로화를 팔고 호주달러나 아시아통화를 사는 매매기법) 청산 움직임이 나타나며 환율이 위로 많이 튀었다”며 “유로-호주 달러 값이 전고점에 다가가 유로 캐리 청산 움직임이 지속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시장 참가자들은 당분간 이런 조정 흐름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외국계은행 딜러는 “중장기적으로 봐서는 환율 하락요인이 사라진 것은 아니지만, 일방적으로 아래쪽으로 쏠린 시장 분위기는 달라졌다”고 설명했다. 시중은행 외환딜러는 “기술적으로 볼 때 5일 이동평균선이 20일 이평선 위로 오르며 단기 골든크로스가 나타난 상황에서 60일 이평선(1076.5원)이 단기 고점으로 인식할 가능성이 있다”며 “월말이면 수출업체 네고(달러 매도) 물량이 늘어난다는 점도 상승 움직임에 제동을 걸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4시22분 현재 달러-엔 환율은 90.47엔, 유로-달러 환율은 1.3413달러에서 움직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