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김국헌 기자
2010.06.30 13:38:48
국토해양부 추진中
"차입해 배 건조해도 장기운송계약 맺는다면 부채제외"
신용위험평가서 부채비율 기준 완화 효과 기대
[이데일리 김국헌 기자] 해운사가 빚을 내 배를 발주하더라도 그 배가 장기운송계약을 맺어 지속적 수익창출이 가능하다면, 해운사 신용위험평가 때 선박건조 차입금을 부채비율산정에서 빼주는 방안이 추진된다.
해운업종의 사업과 재무구조 특성을 감안한 조치로, 현실화 된다면 해운사에 대한 금융당국과 은행들의 평가가 크게 개선될 전망이다.
국토해양부 관계자는 30일 "장기운송계약을 체결한 선박에 투입된 건조 차입금에 대해서는 해운사 부채비율 산정에서 제외해, 해운사가 신용위험평가로 투자기회를 잃지 않도록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해운사가 예컨대 한국전력이나 포스코 같은 우량 화주의 원자재나 제품을 운송하기 위해 돈을 빌려 선박을 건조한 경우, 그 차입금을 전체 부채에서 제외한다는 것.
이 방안은 현재 국토해양부 내부에서 숙의하고 있는 단계다. 국토해양부는 다음주 중 정종환 장관에 대한 보고를 거친 뒤 금융감독원과 협의에 나설 예정이다.
이 관계자는 "금융권과 해운업계의 시각이 크게 다르기 때문에 협의가 중요하다"며 "내년 신용위험평가에는 반영될 수 있도록 할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국토해양부가 이같은 방안을 검토하게 된 배경은 재무약정으로 발이 묶인 해운업계가 지속적으로 해법을 건의해 왔기 때문이다.
지난해 한진해운(117930)에 이어 올해 현대상선(011200) 등 양대 해운사들이 재무구조개선약정 대상에 이름을 올리자, 업계에서는 신용위험평가의 부채비율 기준이 해운업계의 특성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해왔다.
5000~6000TEU급 중형 컨테이너선을 건조하는데 700억원 정도 든다고 볼 때 해운사들은 선박 가격의 60%정도를 차입한다. 대개 선박가격의 절반 이상을 빌려서 해결하는 것이다. 이 탓에 해운업계는 보통 부채비율이 다른 업종보다 높은 편이다.
해운업계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용위험평가에서 높은 부채비율을 집중적으로 지적받고 있다며, 업종의 특성을 감안한 평가가 필요하다고 주장해왔다.
특히 지금 같은 침체기에는 선박을 낮은 가격에 발주해 경쟁력을 높여야 하는데, 재무약정때문에 싼 값에 배를 구매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고 있다는 게 업계의 지적이다.
국토해양부가 업계의 의견을 수렴해 구체적으로 부채비율을 낮추는 지원방안을 검토하자, 해운업계는 반색하고 있다. 한 해운업계 관계자는 "이같은 방안이 통과되면 부채비율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