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손희동 기자
2008.11.19 15:47:23
장중 1000선 붕괴..매수주체 부재
경기침체 현실화..곳곳에서 시그널
유통·건설등 내수주 부진..전기전자 반등
[이데일리 손희동기자] 19일 코스피가 7영업일 연속 하락했다. 7일간 내준 코스피 지수만 135.64포인트에 달한다.
밤사이 뉴욕증시가 반등세로 마감했지만 국내증시에는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휴랫패커드의 호실적과 야후의 M&A 등이 뉴욕증시를 후끈 달아오르게 만들었지만 태평양 건너 아시아 증시에는 별다른 도움이 되지 못했다.
오히려 사상최저치를 경신한 주택건설업지수나 사상 최대폭으로 하락한 생산자 물가 등이 투자심리 위축을 부채질하는 모습이었다. 시장은 경기침체 우려가 현실로 옮겨가고 있음을 목도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이같은 움직임은 동일하게 일어나고 있다. 전날 증권선물거래소가 발표한 상장사들의 3분기 실적이 어닝쇼크를 기록한 데 이어, 이날엔 영국계 은행인 스탠다드차타드가 내년 우리 경제 성장률을 1.4%로 전망했다.
이는 정부 목표치 4%를 한참 밑도는 것이기도 하지만 지금까지 발표된 여타 금융기관의 전망치 중 가장 낮은 것이기도 하다.
금융시장 역시 불안하게 움직이긴 마찬가지였다. 달러-원 환율은 한때 1450원선을 넘어서다 장막판 상승폭을 줄이며 1446원대에 마감했다. 그나마 금리가 전반적으로 하향추세를 보였다.
결국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날보다 19.34포인트(1.87%)내린 1016.82로 마감했다. 장중 한때 1000선이 깨지기도 했지만 1000선 아래에서 대기하고 있던 저가매수 주문이 들어와 이내 회복하는 양상을 나타냈다.
오후 들어 중국 증시의 반등과 기관의 매도세 약화로 조금씩 지수가 회복하려 애썼지만 대세를 돌릴 수 있을 만큼은 되지 못했다. 그만큼 시장의 불안감은 여전했다.
개인의 나홀로 매수는 5일 연속 계속됐다. 이날 2575억원을 순매수한 개인은 외국인과 기관과 닷새째 정반대 매매패턴을 보였다. 외국인은 2405억원, 기관은 273억원 순매도였다.
프로그램 매도 역시 이틀째 쏟아지며 지수를 압박했다. 차익거래로 1214억원, 비차익거래로 46억원의 순매도를 기록한 프로그램 매매는 전날에 이어 부담이 됐다.
프로그램 매도, 특히 차익거래 매도를 재촉한 건 선물시장 개인들이었다. 최근 들어 거래규모를 늘리며 시장을 쥐락펴락하고 있는 선물 개인들은 2907계약을 순매도 하면서 베이시스를 장중 백워데이션까지 끌어내렸고 프로그램 매물 출회를 유도했다.
내수경기 둔화에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예상되는 종목들이 큰 폭의 하락세를 나타냈다. 건설경기 침체의 영향권에 있는 시멘트가 그랬고, 유통과 제지, 섬유 등 내수 관련주들이 크게 떨어졌다.
유통 대장주 신세계(004170)는 4% 넘게 하락했으며 롯데쇼핑(023530)도 1.7% 하락했다.
기계 조선, 철강 등 글로벌 경기침체 영향권에 있는 종목들도 부진하긴 마찬가지. 특히 조선은 일부 업체가 수주 취소를 당했다는 설까지 돌면서 주가 급락을 부추겼다.
현대중공업(009540)은 3.6% 빠졌고, C&중공업(008400)과 STX조선 등도 많이 내렸다. 전통적인 경기방어주 통신주도 하락세였고, 대주단 협약의 약발이 먹히지 않는 탓인지 건설과 금융도 부진했다.
반면 막판 저가매수세가 몰린 전기전자는 뒷심발휘로 LG전자(066570)가 1.53% 반등에 성공했다. 삼성전자도 상승세로 마감했다.
약세장 가운데서도 상한가 종목이 12개 나오면서 208개가 올랐다. 하한가 5개 포함 하락종목은 631개였고, 보합은 63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