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도시 집값 "내리막 언제까지"

by윤도진 기자
2008.03.05 15:28:56

과거 인기지역·인기단지일수록 낙폭 커
수요층 외면..젊은층 발길 서울로 되돌려

[이데일리 윤도진기자] 분당, 평촌, 일산 등 1기 신도시 아파트 값이 맥을 못추고 있다.
작년 초부터 시작된 하락세에 신도시를 대표하는 고급 주상복합마저 2억-3억원씩 값이 떨어지며 수요자들의 관심에서 멀어지고 있다.

신도시 집값이 약세를 보이는 이유는 ▲집값이 단번에 너무 많이 오른 데다 ▲고가주택에 대한 금융규제가 지속되고 ▲노후화에 따른 주거만족도가 떨어지며 ▲2기 신도시에 대한 기대감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 최근 1년간 신도시 아파트가격 변동율(자료: 국민은행 주택가격시계열)

5일 국민은행의 `주택가격지수 시계열` 자료 분석결과,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분당신도시)의 아파트 가격은 작년 2월부터 지난 달까지 1년 동안 4.1% 하락했다. 같은 기간 고양시 일산서구와 일산동구(일산신도시)의 아파트값도 4.1%, 3.3% 내렸고, 안양시 동안구(평촌신도시) 값은 3.0%, 산본신도시를 품은 군포시는 2.0% 하락했다. 중동신도시가 포함된 부천시 원미구만 유일하게 0.8% 올랐다.

이는 같은 기간동안 서울 전체 집값이 4.8% 오르고, 경기도 전체 지역이 2.7% 오른 것과는 대조적이다. 특히 신도시 가운데서도 인기가 높았던 분당, 일산 등의 하락폭이 상대적으로 더욱 컸다.

눈에 띄는 점은 인기 고가아파트로 꼽히던 대형 아파트의 가격 하락폭이 크다는 점이다. 신도시 고가아파트의 대표격인 분당 정자동 파크뷰 181㎡형(55평)의 경우 작년 2월말 21억5000만원까지 올랐지만, 이를 정점으로 1년새 3억원이 급락해 현재는 18억-18억5000만원으로 값을 낮췄다.



일산에서는 일산서구 주엽동 강선마을 우성 192㎡형(58평)이 1년전 14억2500만원에서 현재 12억5000만원대로 13%(1억7500만원) 가까이 하락했다. 평촌에선 목련 신동아 181㎡형(55평)이 12억3000만원대로 1년새 1억5000만원가량 시세를 낮췄다.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 조사에서도 작년 2월 말부터 올해 2월말까지 신도시 전체 아파트 값이 2.38%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 면적에 따라서는 132㎡(40평)대와 165㎡(50평)이상이 각각 3.56%, 3.31%씩 떨어졌다. 



지난 2006년까지만 해도 1기 신도시는 서울에 비해 저렴한 주택가격과 쾌적한 환경을 장점으로 앞세워 수도권 수요자들의 관심을 끌어왔다. 신혼부부 등의 젊은 층부터 노령층까지 도심보다 주거환경이 월등하다는 평가를 잇따라 내놨고, 이들의 대체 주거지역으로 떠올랐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1년동안 신도시 아파트 값이 맥을 못춘 이유로는 먼저 지난 2006년까지의 급등세로 가격이 너무 많이 오른 점을 꼽을 수 있다. 여기에 대출규제 등이 가해지면서 수요가 끊겼다. 박원갑 스피드뱅크 부동산연구소장은 "분당의 경우 판교신도시 분양(2006년) 직전까지 `오버슈팅`(과열 급등) 양상을 보였다"며 "이후로는 다시 시세 상승을 이끌만한 호재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단지 노후화`도 한 원인이다. 지은지 16-18년이 되면서 신도시가 가진 매력이 떨어졌다는 분석이다. 리모델링 연한이 가까웠지만 사업 추진에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2기 신도시 등에서 값싼 아파트가 나온다는 기대감도 작용하고 있다. 김규정 부동산114 차장은 "분양가 상한제를 통해 저렴한 아파트를 내놓겠다는 정부정책이 나오면서 1기 신도시 주택의 주수요층이었던 30-40대가 내집마련 시기를 늦추고 있다"고 말했다.
 
▲ 매매가격 하락폭 큰 신도시 아파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