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재건축, 안전진단 강화로 조정국면

by윤진섭 기자
2006.03.14 14:47:26

안전진단 강화 여파, 잠실주공5·대치은마 등 약보합세
목동 주상복합·신시가지 가격 강세, 강남 풍선효과 커

[이데일리 윤진섭기자] 재건축 안전진단 강화 조치가 예고되면서 강남 중층 재건축아파트 값이 약보합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에 이어 송파구 잠실 주공5단지도 지난 7일 예비안전진단의 문턱을 넘지 못하면서 가격 상승세가 꺾였다. 반면 강남 재건축 규제에 따른 풍선효과로 가격 상승세를 이어가는 양천구 목동 일대는 여전히 강세를 보이고 있다.

= 연초 상업용지 변경 기대감과 제2롯데월드 호재 등으로 최근 한 달새 1억원 이상 오른 잠실주공 5단지는 예비안전진단 단계에서 발목이 잡혔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가격이 하락했다. 

잠실주공 5단지 36평형은 예비안전진단 통과가 무산되면서 2000만~3000만원이 하락한 14억2000만원에 시세가 형성돼 있다. 또 11억원을 호가하던 34평형도 1000만~2000만원 정도 호가를 낮춘 매물이 나오고 있다.

A 중개업소 관계자는 "평소 3~4개를 유지하던 매물량이 어제부터 10개로 늘었고, 앞으로 좀 더 증가할 것"이라며 "매수자들이 모두 관망세로 돌아서 가격이 더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압구정동 현대도 매수세가 뚝 끊겼다. 압구정 B공인 관계자는 "안전진단 강화에 따라 아무래도 사업이 늦어지지 않겠느냐"며 "매물이 급증한 건 아니지만 섣불리 집주인들이 호가를 올리진 못할 것"이라고 전했다.



34평형 호가가 11억원을 넘어선 대치동 은마아파트도 약보합세다. 대치동 은마아파트 인근 C공인 관계자는 "매수 대기자들이 모두 자취를 감췄다"며 "조만간 매물이 늘고 가격도 소폭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큰 폭의 하락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잠실 D공인 관계자는 “잠실주공 5단지의 경우 제 2롯데월드 호재와 재건축은 10년 이상 이어질 호재”라며 “안전진단 강화가 악재는 분명하지만 급매물이 쏟아지거나 가격이 급락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 목동 하이페리온 1차 68평형은 19억원으로 작년 8월말 시세를 넘어섰다. 또 분양가 6억8900만원에 공급된 하이페리온 2차 56평형은 지난달 말 실거래가가 14억9900만원에 달해 프리미엄만 8억원이 붙었다.

목동 신시가지 아파트 가격도 초강세다. 신정동 신시가지10단지 45평형의 매매가격은 13억1000만원선으로 지난주에 비해 2500만원 올랐으며 12단지 27평형도 한 주간 3000만원이 올라 5억원을 호가하고 있다.

이 같은 가격 강세에 대해 목동지역 중개업소들은 강남 집값을 따라가려는 동반상승으로 보고 있을 뿐 뚜렷한 원인을 찾기 힘들다는 반응이다.

인근 목동 중개업소 관계자는 "강남권 집값이 지난해 말부터 재건축 재료 등으로 많이 오르는 바람에 목동도 동반 상승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길진홍 부동산뱅크 팀장은 “강남권 재건축 매물 구하기가 어려워지면서 목동으로 실수요자들이 몰리는 분위기”라며 “학군이나 생활환경 등을 고려할 때 목동의 선호도가 높다는 점도 가격이 오르는 이유 중 하나”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