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업계, 저가 전기차 이어 고급화도 경쟁…"투트랙 전략 잘 짜야"
by공지유 기자
2024.05.16 10:37:23
기아, 올해 하반기 소형 SUV EV3 출시
상품성 개선 모델 가격 동결 ''부담 완화''
해외 시장 준대형 및 프리미엄 시장 공략
"보급 활성화·고가 시장 공략 ''투트랙'' 중요"
[이데일리 공지유 기자] 세계 전기차 시장 성장세가 둔화하는 가운데 완성차 업계가 저가 전기차 경쟁을 이어가면서도 고급 모델을 선보이는 등 프리미엄 시장 공략에도 나서는 ‘투트랙 전략’을 짜고 있다. 전문가들은 최근 미국의 대(對)중국 ‘관세 전쟁’ 등 시장이 급변하고 있는 만큼 두 가지 전략을 상황에 맞게 펼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15일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올해 들어 4월까지 국내 시장 전기차 판매량은 3만6273대로 전년 동기(5만438대) 대비 28.1% 감소했다. 전체 전기차 판매량 중 국산 차량은 2만2410대로 절반 넘게 떨어졌다.
완성차 업계는 먼저 시장 수요 회복을 위해 가격 낮추기에 집중하고 있다. 기아는 전기차 대중화 가속화를 위해 올해 하반기 소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EV3를 출시할 예정이다. 보급형 중저가 모델로 가격은 4000만원대가 될 전망이다.
또 상품성 개선 모델을 출시하면서 가격을 동결하는 등 부담 완화에도 나서고 있다. 기아는 최근 첫 전용 전기차 EV6의 상품성 개선 모델 ‘더 뉴 EV6’ 를 공개하면서 전 트림 가격을 동결했다. 현대차도 지난 3월 주행거리를 늘리고 상품성을 개선한 ‘더 뉴 아이오닉 5’를 출시하면서 전 트림 가격을 기존과 동일하게 유지했다.
이처럼 보급형 전기차를 통해 대중화에 속도를 내는 한편 글로벌 시장에서 중형~준대형 및 프리미엄 시장 역시 꾸준히 공략하고 있다. 기아는 올해 미국 시장에서 준대형 전기 SUV EV9를 출시했다. 현대차도 제네시스 브랜드 최초 대형 전기차 GV90를 내년 선보일 예정이다.
글로벌 완성차 업계도 고급형 전기차 모델을 내놓으면서 고가 시장에서도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중국 비야디(BYD)는 최근 메르세데스-벤츠 그룹과 합작 투자해 만든 고급 전기차 브랜드 ‘덴자’ 한문 상표권을 국내에서 출원했다. 덴자는 지난달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2024 오토차이나(베이징 모터쇼)’에서 전기 세단 ‘Z9’를 선보이기도 했다.
| 지난달 25일 중국 베이징 국제전시센터 순의관에서 열린 ‘2024 오토차이나’ BYD 전시관이 붐비는 모습. (사진=이명철 특파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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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같은 상황에서 최근 미국이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관세를 100%로 대폭 올리는 등 정책을 발표한 것과 관련해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의 투트랙 전략이 힘을 받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국내 기업이 미국 등 주요 시장에서 주로 중형 이상이나 프리미엄 전기차 시장을 공략해온 상황에서 저가 경쟁 완화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문학훈 오산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미국 시장에서 중국산 전기차로 인한 경쟁 우려는 완화될 것”이라며 “다만 인도나 동남아시아 등 신흥 시장에서의 경쟁은 변수”라고 말했다.
다만 아직까지 전기차 대중화가 중요한 만큼 상황에 맞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제언이 나온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우선적으로 전기차 보급 활성화가 되는 것이 먼저 이뤄져야 하지만 결국 투트랙으로 갈 수밖에 없다”며 “특히 중국산 전기차와 차별화를 위해 고가 전기차도 중요한 시장으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