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윳빛깔 '백자대호' 34억원…달항아리 국내 경매 최고가 깨
by오현주 기자
2023.10.25 09:58:08
서울옥션 '175회 미술품경매’서 낙찰
이전 31억원 낙찰가 달항아리 올라서
1억5500만원 팔린 '묘법 No.171020' 등
타계 뒤 첫 경매서 박서보 3점 다 팔려
[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우윳빛깔 ‘달항아리’가 둥실 떠올랐다. 34억원에 팔렸다. 국내에서 낙찰된 달항아리 경매 최고가도 다시 쓰게 됐다.
24일 서울 강남구 서울 강남구 신사동 서울옥션 강남센터에서 진행한 ‘서울옥션 제175회 미술품경매’에서 조선시대 ‘백자대호’(18세기 전반, 42.3×47.5㎝)는 시작가 33억원으로 출발해 34억원을 써낸 새 주인을 만났다. 서울옥션이 내건 애초 시작가는 35억원이었으나, 경매가 시작되면서 조정된 시작가로 호가를 이어갔다. 경합은 없었고 낙찰자는 현장에서가 아닌 서면으로 응찰했다.
조선시대 18세기 전반에 빚어진 것으로 추정하는 이 달항아리는 47.5㎝의 큰 키가 돋보인다. 서울옥션은 “40㎝ 이상의 달항아리는 주로 왕실에서 사용돼 가치가 높다”며 “전하는 수량도 적어 국보·보물을 포함해 20여점”이라고 했다. 이 중 국보는 3점뿐이다.
원형에 가까운 형태, 담백한 유백색의 피부 등을 비롯해 양호한 보존상태도 낙찰된 ‘백자대호’의 가격을 높이는 데 한몫했다. 기꺼이 ‘국보급’으로 평가할 수 있단 얘기다.
| 조선시대 ‘백자대호’(42.3×47.5㎝). 24일 서울옥션 ‘제175회 미술품경매’에서 34억원에 팔리면서 국내에서 낙찰된 달항아리 경매 최고가를 다시 썼다(사진=서울옥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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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까지 국내서 가장 비싸게 팔린 달항아리는 2019년 6월 서울옥션에서 31억원에 낙찰된 ‘백자대호’(41.0×45.5㎝)가 있다. 그 뒤는 2018년 5월 서울옥션 홍콩세일에서 1800만홍콩달러(당시 약 24억 7640만달러)에 팔린 ‘백자대호’(46.0×45.0㎝)가, 2015년 5월 역시 서울옥션 홍콩세일에서 1200만홍콩달러(당시 약 17억 7380만원)에 새 주인을 만난 ‘백자대호’(42.2×42.2㎝)가 잇고 있다.
이번에 최고가로 등극한 ‘백자대호’ 덕에 국내 고미술품 경매 최고가 순위도 바뀌게 됐다. 지난 5월 마이아트옥션에서 70억원에 낙찰된 ‘백자청화오조룡문호’(19.5×20×56)가 1위를 지키고 있는 가운데, 2015년 서울옥션에서 팔린 ‘청량산괘불탱’(보물, 35억 2000만원)이 2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번 ‘백자대호’는 2012년 케이옥션에서 팔린 ‘퇴우이선생진척첩’(보물, 34억원)과 함께 3위에 올랐다.
근현대미술부문에선 지난 14일 타계한 박서보 화백의 작품 3점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 초록색을 주조색으로 삼은 8호(46×35㎝) 작품 ‘묘법 No.171020’(2017)이 1억 5500만원을 부른 새 주인을 만났다. 믹소그래피아판화 ‘묘법 No.2, No.3’(두 점 세트·1996)과 ‘묘법 No.9’(1996)도 각각 1350만원, 640만원에 팔렸다.
모처럼 고미술부문에 경매최고가 작품을 낸 이날 경매는 총 98점을 출품한 가운데 6점이 응찰을 취소하고, 낙찰률 61.96%, 낙찰총액 약 48억원을 써냈다.
| 박서보의 ‘묘법 No.171020’(2017·46.5×34.5㎝). 지난 14일 박 화백 타계 이후 첫 경매인 서울옥션 ‘제175회 미술품경매’에서 1억 5500만원을 부른 새 주인을 만났다(사진=서울옥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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