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기 때문에 숨졌다… 20대 英여성 예비 조종사의 비극

by송혜수 기자
2022.07.08 11:24:09

[이데일리 송혜수 기자] 비행기 조종사를 꿈꾸던 영국의 21세 여성이 모기에 물려 사망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영국 항공 이지젯의 조종사 훈련생 오리아나 페퍼는 지난해 7월 7일 벨기에 앤트워프 모기에 물린 뒤 5일 만에 사망했다. (사진=저스트 기빙)
6일(현지시각) 영국 BBC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영국 항공 이지젯의 조종사 훈련생 오리아나 페퍼는 지난해 7월 7일 벨기에 앤트워프 모기에 물린 뒤 5일 만에 사망했다.

모기에 물려 사망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었기에 페퍼의 사인을 두고 여러 의문이 제기됐다.

특히 페퍼는 과거에도 모기에 물린 적이 많았지만, 단 한 번의 이상 증세조차 없었던 것으로 알려져 당국은 정확한 사인을 밝히고자 조사에 나섰다.

이후 이날 영국 서포크 주 검시관법원에서 열린 심리에서는 페퍼의 사인에 대한 자세한 내용이 공개됐다.

조사에 따르면 당시 페퍼는 조종사 훈련생 선발 시험에 합격한 뒤 벨기에로 가서 3개월간 비행과 관련된 교육을 받고 있었다.



그러던 중 이마와 오른쪽 눈 주변에 모기를 물렸다. 처음엔 대수롭지 않게 여겼지만. 평소와 다르게 물린 부위가 심하게 부어오르면서 결국 페퍼는 병원 응급실을 찾았다. 그러나 응급실에선 항생제만 처방해줄 뿐, 다른 치료가 없었다고 한다.

결국 페퍼는 이틀 뒤 쇼크 증상으로 쓰러져 다시 병원으로 옮겨졌다. 하지만 증세는 더욱 악화해 사흘 뒤 사망했다. 사인은 패혈성 색전증이었다.

박테리아인 황색포도상구균이 모기에 물린 상처를 통해 침투했고 뇌로 향하는 동맥을 막아 사망에 이르게 한 것이다.

나이절 파슬리 검사관은 “이런 사례를 본 적이 없다”라며 “모기 때문에 앞으로 멋진 이력을 쌓을 수 있는 인재를 잃은 것은 비극”이라고 말했다.

촉망받던 예비 조종사의 안타까운 죽음이 세상에 공개되자 온라인상에서는 추모 글이 이어지고 있다. 페퍼의 어머니는 영국 여성 조종사협회와 함께 ‘조종사를 꿈꾸는 여성들을 위한 작은 장학 재단’을 설립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