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韓 경제, 가장 선방”…성장률 OECD 1위 Vs 나랏빚 1000조

by최훈길 기자
2020.10.28 10:25:33

예산안 시정연설 “재정으로 위기극복”
내년에도 확장재정, 556조 본격 심의
적자국채 90조, 국가채무 1000조 육박
예산 심사 벼르는 野 “나랏빚 통제해야”

[세종=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국회가 555조8000억원 규모로 편성된 내년 정부예산안을 본격 심의한다. 정부·여당은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경기부진, 고용충격에 대응하고 성장률을 끌어올리려면 확장적 재정지출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야당은 나랏빚이 눈덩이처럼 불어나 1000조원에 육박한다며 ‘송곳 심사’를 벼르고 있어 격돌이 예상된다.

28일 국회,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국회는 이날 문재인 대통령의 예산안 시정연설을 시작으로 내년도 예산안 심사에 본격 착수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국회 본회의장에서 “국민의 삶을 지키고 국가의 미래를 열기 위해 재정의 역할이 더욱 막중해졌다”며 “재정의 적극적 역할을 더욱 강화해 위기를 빠르게 극복하고 선도국가로 나아가는 2021년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정부가 지난달 국회에 제출한 내년도 예산안에 따르면 총지출은 555조8000억원으로 올해(본예산 512조3000억원)보다 8.5%(43조5000억원) 증가한 규모다. 국회는 법정시한인 12월2일까지 예산안을 심의·의결해야 한다.

내역별로는 보건·복지·고용 분야가 올해보다 10.7%(19조4000억원) 증가한 199조9000억원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대규모 국가 프로젝트인 한국판 뉴딜에는 내년에 32조5000억원(국비 21조3000억원, 지방비 11조2000억원)이 투입된다.

정부는 올해 1961년 이후 59년 만에 4차 추가경정예산안을 편성했다. 이어 내년에도 확장적 재정기조를 이어가는 것이 경기회복에 효과가 있을 것으로 봤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지난달 ‘중간 경제전망’에서 올해 한국 성장률을 OECD 회원국 중 가장 높은 -1.0%로 전망했다.



문 대통령은 “한국은 가장 빠르게 경제를 회복하고 있는 나라로 평가받고 있다. OECD 국가 중에서 경제성장률이 가장 높은 나라로 전망되고 있다”며 “방역과 경제 모두에서 세계에서 가장 선방하는 나라가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20일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에게 “경제팀이 수고를 많이했다”고 격려했다.

그러나 경기부진으로 세금은 덜 걷히는데 지출은 대폭 늘리면서 재정적자는 심각해질 전망이다. 내년 총수입과 총지출 증가율 격차(-8.2%포인트)는 역대 최대 규모다. 세입 부족을 보충하기 위해 발행하는 적자국채 발행 규모는 올해 60조3000억원에서 내년에 역대최대 규모인 89조7000억원으로 늘어난다.

기재부의 ‘2020~2024년 국가재정운용계획’에 따르면 이대로 가면 국가채무는 올해 846조9000억원(GDP 대비 43.9%), 내년 945조원(46.7%), 문재인정부 마지막 해인 2022년 국가채무는 1070조3000억원(50.9%)으로 증가한다. 이는 문재인정부가 출범한 2017년(660조2000억원)보다 5년 새 410조원 넘게 급증하는 것이다.

야당은 코로나19 정국에 예산 낭비가 우려된다며 꼼꼼한 ‘송곳 심사’를 벼르고 있다. 재정준칙을 도입하고 국가재정법에 보다 엄격한 내용을 담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예결위 야당 간사인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은 “시행령이 아니라 국가채무 비율을 45% 이하, 관리재정수지 적자 비율을 3% 이하로 통제하는 국가재정법 개정안을 처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내년 예산은 555조8000억원, 국가채무는 945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다.[그래픽=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내년도 예산안에 따르면 보건·복지·고용 분야가 올해보다 10.7%(19조4000억원) 증가한 199조9000억원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그래픽=이데일리 이동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