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모바일결산]드디어 날개 편 폴더블폰…업체별 생존전략도
by장영은 기자
2019.12.31 13:45:36
삼성, 갤럭시폴드 ''핫도그'' 오명 벗고 날개 활짝
5G폰 수요 침체된 업계에 활력…내년이 더 기대
삼성·LG, ODM확대…애플은 아이폰 신작 가격인하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올해 모바일 업계의 가장 큰 이슈는 단연 폴더블폰의 본격 시장 출시다. 지난 몇 년간 ‘나온다’는 소문만 무성하던 삼성전자(005930)의 ‘갤럭시 폴드’(갤폴드)가 국내외 주요 시장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내며 초기 시장 안착에 성공했다.
한국이 세계에서 처음으로 5G 서비스를 상용 서비스하면서 5G 스마트폰 수요는 침체 돼 있던 국내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기도 했다. 올해보다는 내년이 기대된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전 세계적인 스마트폰 시장 성장세 둔화가 이어지는 가운데 주요 제조사들의 자구책 마련 노력도 이어졌다. 삼성은 중국 생산공장을 모두 철수하고 ‘제조사개발생산(ODM)’ 방식을 확대하기로 했으며, LG전자(066570) 역시 베트남으로 생산공장 이전을 마치고 ODM을 공격적으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애플은 클라우드 게임·애플 TV 등 콘텐츠 부문을 강화하는 동시에 아이폰11 시리즈의 출고가를 전작보다 낮췄다.
| 올해 스마트폰 시장을 뜨겁게 달군 갤럭시노트10, 아이폰11, 갤럭시 폴드, 메이트X(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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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더블(foldable)폰은 이름 그대로 접히는 스마트폰을 말한다. 각 제조사들이 개발을 시작한지는 10년 정도, 본격 출시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한지도 4~5년 가량 됐다. 지난해 10월 중국 스마트폰 제조업체 로욜에서 폴더블폰 ‘플렉스파이’를 공개했으나 세계 최초라는 이름이 무색하게 ‘시제품’ 수준이라는 혹평이 뒤따랐다.
올해 초에는 몇 년째 이야기만 나오던 삼성전자의 갤폴드가 드디어 공개됐으나 디스플레이 결함으로 출시가 한차례 미뤄지면서 ‘나오긴 나오는 거냐’, ‘제품화가 어려운 것 아니냐’는 시선도 있던 터였다.
하지만 지난 9월 국내에 첫 출시된 갤폴드는 기존의 우려와 비판을 불식시키면서 시장의 호응을 이끌어 냈다. 200만원 중후반대의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국내는 물론 유럽과 미국 등 주요 시장에서도 초도 물량이 완판되는 진기록을 세웠다. 출시 초기에는 중고 거래 사이트에서 갤폴드 새 제품이 2배가 넘는 가격에 되팔리기도 했다.
연초 초기 모델 공개 이후 최상단 필름이 벗겨지고 힌지 부분에 이물질이 들어가는 등의 문제로 혹평을 쏟아냈던 외신들도 ‘혁신적인 기기’, ‘사실상 첫 폴더블폰’ 이라며 엄지를 치켜 들었다.
| 올해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팔린 스마트폰 1~4위를 모두 5G폰이 차지했다. (자료= 카운터포인트리서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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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세계 최초로 5G 서비스 상용화를 시작한 국내에서는 5G폰 수요가 스마트폰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시장조사업체인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국내에서 판매된 스마트폰 제품 상위 10개 중 1~4위는 모두 5G 모델이었다. 또 세계 첫 5G 스마트폰인 ‘갤럭시S10’을 비롯해 5G폰을 적극 출시한 삼성전자의 국내 시장 점유율은 전년동기대비 4%포인트 상승한 71%를 기록했다.
국내 스마트폰 시장 전체적으로도 소폭이지만 상승세를 보였다. 상반기에는 ‘갤럭시 S10’과 ‘LG V50’ 등 5G 모델 판매 호조의 영향으로 스마트폰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기간에 비해 1% 미만 소폭 성장세로 전환했다. 3분기 스마트폰 판매량은 전년동기대비 1.6%, 전분기 대비로는 6% 각각 증가했다.
업계에서는 5G폰 수요가 내년부터 본격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세계 최대 스마트폰 시장인 중국에서도 지난달부터 5G 상용 서비스가 시작되는 등 전 세계 곳곳에 5G 인프라가 깔리면서 스마트폰 교체 수요도 함께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 스마트폰 업체의 가격대별 판매량 비중. (자료= SA, 한화투자증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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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적인 소식에도 불구하고 모바일 업계 전반적으로 보면 ‘성장세 둔화’라는 짙은 그림자를 떨칠 수 없는 한해였다. 몇몇 신흥 시장을 제외하고는 스마트폰이 이미 상당히 보급된데다, 저가 중국 브랜드들이 공격적으로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는 점도 기존 스마트폰 제조사들에는 위협적이다.
삼성은 지난 9월 후이저우 공장을 폐쇄하면서 중국 생산공장을 모두 철수했다. 1%도 되지 않는 중국 시장점유율을 고려해 현지 생산망을 활용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그동안 품질관리를 위해 ‘인 하우스(자체생산)’ 방식을 고집하던 삼성은 중국 브랜드의 공세와 신흥시장 공략을 위해 ODM 방식을 확대하기로 했다. 130달러 이하 저가 모델은 삼성이 자체적으로 생산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LG전자는 더 공격적으로 ODM 물량 확대에 나섰다. LG는 최근 ODM 방식을 기존 저가 라인 위주에서 중가라인(‘K’ 시리즈) 모델까지 확대하며 유럽과 중남미 시장을 공략한다고 밝혔다. ‘합작개발생산(JDM, Joint Development & Design Manufacturing)’이라는 이름으로 제조사의 개입을 늘려 품질 관리에 신경을 쓰겠다는 방침이다.
스마트폰의 ‘원조’인 애플은 올해 ‘아이폰11’ 시리즈를 내면서 출고가를 인하하는 ‘혁신’을 단행했다. 애플은 여전히 두터운 마니아층을 확보하고 있지만 전 세계적인 점유율 하락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면서 이례적으로 신제품의 가격을 전작보다 낮게 책정했다. 이밖에 기존 아이폰 사용자들을 잡아두면서 새로운 고객을 유치하기 전략으로 클라우드 게임과 애플TV 등의 콘텐츠 서비스를 강화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