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관광성공사례⑩] '코리아'를 가이드 하는 다문화여성...'세로컴퍼니'
by강경록 기자
2014.05.22 11:44:27
| 김운섭 세로컴퍼니 대표와 임직원들이 결혼이주여성들을 대상으로 관광통역안내사 교육설명회를 진행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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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박근혜 정부 국정운영의 화두는 단연 창의성과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한 창조경제 실현이다. 관광분야에서도 창조경제 실현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움직임이 활발하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추진하고 있는 관광산업의 융·복합을 위한 다양한 사업이 그 일환이다. 그중 가장 대표적인 사업은 ‘창조관광사업 공모전’이다. 2011년부터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는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관광부문의 창업과 연계,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고 관광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취지 아래 ‘창조관광사업 공모전’을 실시하고 있다. 공모전이 열린 지난 3년간의 성과는 눈부시다. 총 2335개팀이 출품해 그중 168개팀의 아이디어가 선정됐다. 이들 중 사업화에 성공한 업체는 52개곳에 이른다. 지난해에도 1004팀의 사업아이디어가 출품돼 88개팀이 수상하는 등 나날이 공모전에 대한 관심과 규모가 커지고 있다. 이데일리는 문화체육관광부·한국관광공사와 공동으로 공모전에 당선한 업체 중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한 업소를 찾아가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부족한 관광통역 역발상으로 해결
“외국인이 한국에서 일자리 구하기는 정말 힘들다. 하지만 세로컴퍼니의 코리아가이드 교육프로그램을 통해 관광통역안내사 자격을 취득할 수 있게 되었고 모국에서 온 여행객에게 한국을 제대로 알릴 수 있어 매우 뿌듯하다.” 10년 전 한국인 남편을 따라 중국에서 이주해온 결혼이주여성 펑이산(32·가명) 씨의 말이다.
창조관광사업의 일자리 창출효과가 주목받고 있다. 세계여행관광협회에 따르면 같은 금액을 투자했을 때 관광산업의 일자리 창출효과는 제조업이나 금융업에 비해 1.5~3배나 크다. 지난 3차례의 공모전을 통해서도 무려 300여명의 신규 일자리가 만들어졌다. 특히 관광사업이 소외계층의 일자리 창출에 기여할 수 있다면 사회적인 효과는 더욱 커진다.
이런 측면에서 이번에 소개할 세로컴퍼니를 주목할 만하다. 세로컴퍼니는 온라인교육시스템으로 다문화여성들이 관광통역안내사 자격증을 취득하고, 가이드로 활동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일자리 창출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다. 일명 ‘코리아가이드’로 불린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자격증을 취득한 다문화여성은 주거지역 내 관광시설을 방문 중인 출신국가의 관광객을 안내하는 활동을 하게 된다. 현재 대형여행사로부터 아웃소싱 문의가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창조관광사업 공모전의 심사위원들도 이 점에 주목했다. 영어권을 제외한 부족한 관광안내통역사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사업으로 판단한 것이다.
김운섭(32) 세로컴퍼니 대표는 “이주여성들은 한국어와 자신의 모국어를 동시에 할 수 있어 자격증 취득에 유리하다”며 “하지만 육아 등으로 집 밖에서 교육받기가 힘들다는 점에 착안해 온라인 위주의 프로그램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현재 코리아가이드 프로그램을 통해 300명이 수강해 9월 시험을 준비 중이다.
강규상 한국관광공사 관광벤처팀장은 “매년 한국을 방문하는 외국 관광객이 매년 급격하게 늘고 있지만 이들에게 한국의 역사와 문화를 올바르게 전달하고, 관광을 할 때 원어로 통역가이드 역할까지 해줄 수 있는 인력의 확충이 어느 때보다 시급한 시점”이라며 “이런 점에서 국내의 결혼이주여성들은 가장 완벽한 대안”이라고 이 업체를 소개했다.
| 세로컴퍼니는 매주 토요일 서울 구로구에 위치한 교육장에서 결혼이주여성들을 대상으로 관광통역안내사 교육 관광통역안내사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세로컴퍼니는 온라인 관광통역안내사 교육 프로그램인 ‘코리아가이드’를 운영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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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이주여성, 배려계층 아닌 다문화인재로 봐야
이제 갓 서른을 넘긴 김 대표가 걸어온 길은 험난했다. 어린 시절의 꿈은 요리사였다. 중국집을 운영하던 아버지의 영향이다. 친구들이 대학입시 준비로 한창 바쁠 시기에 그는 주방에서 칼을 잡았다. 대학에서도 외식학과를 전공했고, 졸업 후에는 서울의 유명 레스토랑에 취업했다. 주방에서 일하는 직원만 무려 12명이었다고 김 대표는 회상했다. 꿈도 가까워졌다. 부주장방까지는 불과 1년 정도 차이밖에 나지 않았다. 하지만 결국 그는 꿈을 포기했다. 김 대표는 “밤낮없이 일했지만 고작 손에 쥐어지는 돈은 200만원이 채 되지 않았다. 더이상 미래가 보이지 않아 꿈을 접고 새로운 일에 도전하게 됐다”고 했다.
이후 그의 길은 험난했다. 처음 들어간 웹브라우저 개발회사인 벤처기업에서는 취업사기을 당했고, 어렵게 시작한 소셜커머스 사업은 큰 빚만 안겼다. 당시를 생각하면 아직도 먹먹하다고 김 대표는 말했다. 2011년 9월, 김 대표는 마지막 각오로 세로컴퍼니를 창업했다. 웹마케팅과 홈페이지 개발이 주 업무였던 세로컴퍼니가 관광업에 뛰어든 것은 ‘창조관광사업 공모전’을 알게 된 이후다.
미국 연수시절 경험을 바탕으로 ‘코리아가이드’ 사업을 생각했다. 연수시절 학비를 벌기 위해 아르바이틀 했다는 김 대표는 “당시 내가 외국인 노동자”였다며 “외국인이라는 이유로 차별을 받아야 했던 현실이 서글펐다”고 회상했다. 김 대표가 한국에 정착한 결혼이주여성을 배려계층이 아닌 다문화인재로 바라봐야 한다고 주장하는 데는 아픈 과거가 있었다. 김 대표는 “결혼이주여성들이 한국에 본격적으로 들어오기 시작한 지 10년도 넘게 지났지만 아직 이들을 위한 교육이나 취업시스템이 없다”며 “관광통역안내사는 이들에게 가장 적응하기 쉽고 경쟁력이 있는 직업”이라고 강조했다.
가장 큰 어려움은 주위의 시선이었다. 김 대표는 “다문화센터와 관련 기관 등에 접촉을 시도했지만 어느 곳 하나 귀기울여 주는 곳이 없었다”고 하소연했다. 주위의 반대도 심했다. “정부가 해야 할 일이지 민간기업에서 할 일이 아니다”라는 것이 주된 이유였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김 대표는 “세로컴퍼니는 늘 ‘함께 살아가는 세상’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며 “꿈을 이뤄가는 과정은 쉽지 않겠지만, 꿈이 이루어진 순간을 상상하며 힘을 내서 달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사업을 꼭 성공시켜 우리 사회에 어떤 효과가 나오는지 보여줄 것”이라고 다짐했다.
| 김운섭 대표와 임직원들이 회의를 하고 있는 모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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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이주여성 관광통역가이드 관리시스템 구축할 것
두려움을 안고 시작했지만 시장의 반응은 의외로 뜨겁다. 지난해 8월 창업한 이후 현재까지 300명의 여러 나라 출신 다문화여성들에게 온라인교육을 지원했다. 서울지역은 오 프라인교육도 함께 병행해 진행하고 있다. 교재도 개발했다. 관광통역안내사(국가공인자격증)에 대한 관광수험 총서 4권을 국내 관광학부 교수들과 함께 개발했다.
이 모두는 창조관광사업 공모전 당선 이후 생긴 변화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는 사업자금으로 총 5370만원(1차 3370만원, 2차 2000만원)을 지원했다. 사업지원비 대부분은 교재개발과 커리큘럼 개발에 쓰였다. 김 대표는 “지난해 창조관광사업 공모전에서 수상하면서 사업이 본격적인 궤도에 오른 것 같다”며 “컨설팅·창업교육·영업망 연결 및 확충 등 세세한 면까지 지원받아 교육시스템 개발은 물론 안정적인 창업을 하는 데 성공했다”며 고마워했다.
다만 당부할 것이 있다면 앞으로는 지자체나 관련 기관 네트워크와 홍보에 좀더 신경 써줬으면 하는 것이다. 이외에도 타업체와 협업할 수 있는 사무공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 대표는 “창조관광사업 공모전 당선업체 대부분은 벤처기업도 아닌 이제 갓 걸음마를 시작한 초기기업”이라며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을 부탁했다.
올 하반기에는 관광통역가이드 교육을 강화할 계획이다. 오는 9월에는 관광통역안내사 정기시험을 목표로 현재 300명을 교육하고 있다. 특히 다문화센터를 중심으로 위탁교육도 준비 중이다. 이외에도 관광가이드의 환경과 처우를 개선하는 일에도 관심을 두고 있다.
김 대표는 아직 사업 초기라 미흡한 점이 많다고 말한다. 전문적인 사업교육을 받아 본 적이 없고, 홍보·마케팅 등에서 경험과 지식이 부족하다고 스스로를 진단했다. 특히 늘어난 고정비는 넘어야 할 산이다. 하지만 꿈이 있기에 견딜 수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경제적으로 아직 힘들지만 먼 타국에서 적응하기 위해 노력하는 다문화여성분이 오히려 우리를 격려하고 감사하다는 메시지를 보내줄 때 보람을 느끼고 힘이 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가이드 관리시스템 구축을 통해 전국의 관광통역안내사를 통합 관리해 지역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도 계속 노력해 나갈 것”이라며 당찬 포부를 밝혔다.
| 김운섭 세로컴퍼니 대표가 결혼이주여성들을 대상으로 관광통역안내사 교육설명회를 진행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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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구로구에 위치한 세로컴퍼니 교육장에서 관광통역안내사 자격증 취득을 위해 교육중인 결혼이주여성. 세로컴퍼니는 온라인 관광통역안내사 교육 프로그램인 ‘코리아가이드’를 운영하고 있는 회사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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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구로구에 위치한 교육장에서 관광통역안내사 자격증 취득을 위해 교육중인 결혼이주여성. 세로컴퍼니는 온라인 관광통역안내사 교육 프로그램인 ‘코리아가이드’를 운영하고 있는 회사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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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구로구에 위치한 교육장에서 관광통역안내사 자격증 취득을 위해 교육중인 결혼이주여성. 세로컴퍼니는 온라인 관광통역안내사 교육 프로그램인 ‘코리아가이드’를 운영하고 있는 회사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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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구로구에 위치한 교육장에서 관광통역안내사 자격증 취득을 위해 교육중인 결혼이주여성. 세로컴퍼니는 온라인 관광통역안내사 교육 프로그램인 ‘코리아가이드’를 운영하고 있는 회사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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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구로구에 위치한 교육장에서 관광통역안내사 자격증 취득을 위해 교육중인 결혼이주여성. 세로컴퍼니는 온라인 관광통역안내사 교육 프로그램인 ‘코리아가이드’를 운영하고 있는 회사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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