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처럼 입으면 전기생산..고출력 '착용형 열전소자' 개발

by이승현 기자
2014.04.07 12:00:14

조병진 KAIST 교수 연구팀, 유리섬유 이용 열전소자 개발..기존보다 전력생산 14배↑
"착용형 전자기기 전력공급원으로 기대"

[이데일리 이승현 기자] 유리섬유를 이용해 자유롭게 구부러지면서 기존보다 전력생산 능력은 14배 높은 ‘인체 착용형 열전소자’가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인체 발열로 전기를 만드는 착용형 열전소자가 이처럼 고출력 및 유연화하면서 착용형(웨어러블) 전자기기의 상용화에도 큰 보탬이 될 전망이다.

조병진 KAIST 교수
7일 미래창조과학부에 따르면 조병진 한국과학기술원(KAIST) 교수 연구팀은 유리섬유를 이용, 의류형태에 따라 유연한 가공이 가능하고 무게도 가벼운 ‘입을 수 있는 열전소자’를 개발했다. 열전소자는 열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전환해주는 소자이다.

기존의 상용 열전소자는 세라믹 기판을 이용하는 탓에 단단하고 잘 휘어지지 않으며 무거웠다. 에너지 효율이 낮아 착용형 전자기기의 배터리 활용에도 제한이 있었다.

KAIST 연구팀이 만든 유리섬유 열전소자는 이러한 단점을 극복해 실효성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유리섬유 열전소자를 팔에 두를 수 있는 가로·세로 각각 10cm의 밴드형태로 만들면 외부 기온이 20℃일 때(체온과 약 17℃ 차이) 약 40 mW의 전력을 생산해 웬만한 반도체 칩들을 구동할 수 있다. 상의 전체에 해당하는 면적(가로·세로 50cm * 100cm)으로 제작해 입으면 약 2W의 전력이 만들어져 휴대폰 사용도 가능하다.



아울러 유리섬유 열전소자는 기존 상용소자와 달리 큰 면적의 제작이 용이해 대량생산에도 큰 이점이 있다.

조 교수는 “이번에 제작된 유연한 열전소자는 앞으로 착용형(웨어러블) 전자기기의 전력공급원으로 널리 사용될 것”이라며 “이 소자를 옷처럼 입고 다니면 전기가 자연스럽게 생산돼 배터리가 필요없는 휴대용 기기시대를 열게 된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이 소자의 실용화에 2~3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미래부의 지원을 받은 이번 연구는 에너지 환경분야의 최고 권위지인 ‘에너지&인바이런먼털 사이언스’(Energy & Environmental Science)의 지난달 14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유연 열전소자의 제작 및 사용방법. 미래창조과학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