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김상윤 기자
2017.12.25 17:17:01
[세종=이데일리 김상윤 기자] 신용카드사의 자동차 리스 서비스 월 이용료를 한 번만 연체해도 사전통지 없이 서비스 중단이 가능하도록 한 조항 등 신용카드사·할부금융사의 불공정약관 조항이 개선될 전망이다. 리스 차량과 관련해 소비자에게 과도하게 책임을 묻는 신용카드사의 약관 등을 공정거래위원회가 불공정하다고 판단해 시정을 권고했기 때문이다.
공정위는 신용카드사·할부금융사의 여신전문 금융약관 838건을 심사한 결과 5개 유형의 불공정약관 조항을 시정해 달라고 금융위원회에 요청했다고 26일 밝혔다. 금융위는 여신전문 금융회사로부터 신고받은 제·개정 약관을 공정위에 통보하고, 공정위는 이를 심사해 약관법을 위반하는 점을 시정 요청할 수 있다.
신용카드사는 자동차 리스 서비스와 관련, 월 리스료를 1회라도 연체하면 이용자에게 사전통지 없이 서비스를 중단할 수 있고 이용자는 일체 항변 할 수 없도록 한 약관을 운용했다. 하지만 공정위는 월 리스료를 한 번이라도 연체하면 사전통지 없이 차량의 유지관리서비스를 중단한다는 약관이 불공정하다고 판단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리스 이용자에게 예측하지 못한 손해를 야기할 우려가 있고, 고객에게 부당하게 불리한 조항”이라며 “정당한 계약해지 절차를 거쳐 사전통지 후 서비스 제공을 중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공정위는 차량을 반납할 때 사고나 부품 교체 여부에 따라 최초 소비자가격의 1∼7%의 사고 감가율을 적용해 돈을 내도록 하는 리스차 약관도 부당하다고 봤다. 계약 해지로 인한 원상회복 의무를 상당한 이유 없이 고객에게 과중하게 부담시킨다는 이유다.
반환하는 시점의 차량 가격이 아닌 신차 가격 기준으로 감가 비용을 산정해 고객이 더 많은 돈을 내도록 하는 불리한 조항이라는 것이다. 공정위는 리스 이용자가 해당 카드회사와 하는 현재와 미래 거래와 관련해 모든 채권을 담보하도록 규정하는 약관도 공정위는 문제라고 판단했다. 담보되는 채권은 해당 거래와 관련해 발생하는 채권에 한정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전문용어 사용으로 이해하기 쉽지 않은 불공정약관을 바로잡아 금융소비자의 권리보호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