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시대 움직이는 '의장 파워'

by함정선 기자
2013.02.26 13:30:00

NHN 이해진 의장, ''분사, 자회사 설립'' 결정
카카오 김범수 의장, ''카카오톡 게임 만들어
위메이드 박관호 의장, 모바일 게임사 변신 성공

[이데일리 함정선 기자] NHN, 카카오, 위메이드.

모바일 시대를 움직이는 핵심으로 떠오른 세 업체에는 공통점이 있다. 규모도, 사업영역도 다소 다르지만 이들의 성장과 변화를 주도한 숨겨진 인물이 있다는 것. 세 업체의 뒤에는 하나의 서비스부터 회사의 미래 방향까지 결정하는 이사회 의장이 있다.

NHN(035420)의 모든 서비스는 이해진 이사회 의장의 손을 거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네이버를 창업해 지금의 NHN을 만들어낸 이 의장은 NHN을 얘기할 때 빠질 수 없는 인물이다.

특히 이 의장은 통합검색과 지식인 서비스, 오픈캐스트 등 성공한 서비스의 기본 틀을 제공한 ‘아이디어 뱅크’로 불린다. 이 의장이 서비스 이름만 듣고도 직관적으로 서비스의 성공과 실패를 판단한다는 것은 업계에서 유명한 일화다.

최근 한게임 분사와 모바일 자회사 설립 등 모바일 시대를 맞은 NHN의 변화 역시 이 의장의 손끝에서 나왔다. 이 의장은 NHN이 흩어져야 도전정신을 찾고 변화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의장은 지난해부터 거대 IT기업으로 성장한 NHN이 ‘도전정신’을 잃었다고 강하게 비판해왔다. 당시 이 의장이 “회사를 동호회 쯤으로 알고 다니는 직원들이 있다”라고 한 말은 두고두고 업계에 회자되고 있다.



‘국민 메신저’로 떠오르는 카카오톡 개발사인 카카오 역시 ‘의장 파워’로 움직이는 회사다.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은 한게임을 창업한 인물로 새로운 모바일 시대를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 의장은 직접적인 경영에는 나서지 않지만 최종 의사결정에는 참여한다. 또한 카카오톡의 발전 방향과 카카오톡과 연계된 아이디어를 내고 있다. 모바일게임 시대를 연 카카오톡 게임하기도 게임 업계 출신인 김 의장의 머리에서 나왔다. 친분이 있는 위메이드 남궁훈 대표 등과 카카오톡 게임하기 모델을 구상했다는 것.

또한 상반기 출시를 앞두고 있는 카카오 페이지 역시 김 의장의 아이디어에서 나왔다. IT업계에서 뼈 굵은 김 의장은 많은 콘텐츠가 무료로 서비스되는 것을 우려해왔고, 모바일에서는 콘텐츠의 가치가 인정받도록 하기 위해 유료 모델인 카카오 페이지를 만들었다.

위메이드는 박관호 이사회 의장이 없었다면 이처럼 빠르게 모바일 게임 시대를 맞아 체질을 개선하지 못했다는 평가다. 박 의장은 모바일 게임이 새로운 트렌드가 될 것으로 보고 이에 가장 적합한 남궁훈 대표를 영입했다. 박 의장의 뜻대로 남궁 대표를 수장으로 맞은 위메이드는 모바일게임에 모든 역량을 집중했고, ‘윈드러너’, ‘캔디팡’ 등 성공작을 만들어냈다.

특히 박 의장은 모바일 게임이 제대로 알려지기도 전에 외국의 유명 게임을 해보고 “이것밖에 못 만드나”라며 직접 모바일게임 개발에 나설 만큼 게임 전문가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