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CEO 인터뷰]김한 행장 "광주은행? 흥미없다면 직무유기"
by이준기 기자
2011.02.23 12:39:03
"내년까지 카드 유효회원 3배로 확대..비이자수익 확대"
"의사결정 가장 빠른 은행 만들터..전 부문 컨설팅중"
"순익 820억원, 자산 12조 목표..5억원이상 대출 전수조사"
..김한 전북은행장 인터뷰 일문일답
[이데일리 이준기 기자] 김한 전북은행(006350)장은 우리금융 민영화 과정에서 광주은행이 분리 매각될 경우 인수전에 참여할 의사가 있느냐는 질문에 "굉장히 흥미가 있다"며 "그렇지 않다면 오히려 은행장으로서 직무 유기가 아니냐"고 말했다.
김 행장은 "자체 조사 결과 카드, 비이자, 이자 부문 등 경제적 이슈에서는 모두 시너지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지역 점포도 겹치는 곳이 없어 인력 구조조정 문제도 발생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다음달 취임 1주년을 맞는 김 행장은 지난 22일 서울 태평로 전북은행 서울분실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갖고 이같이 밝혔다.
그러나 김 행장은 "문제는 정치적 이슈"라며 "지역적 정서를 고려해야 하며 광주은행의 주고객인 지자체들, 상공인들과 호흡을 같이 해야 한다"고 윈·윈하는 구조를 갖고 인수전에 참여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다음은 김 행장과의 일문일답 내용이다.
- 다음 달이면 취임 1년을 맞는다
▲직원들이 지난 1년간 열심히 잘해줘서 기쁘다. 금융의 최대 자산은 곧 사람인데 해내겠다는 의지와 마음가짐이 컸다. 전북은행이 장기적으로 경쟁력을 가진 은행으로 발전할 수 있다는 방증이다.
- 지난 1년간의 성과를 꼽는다면
▲취임 1년 만에 실적 등의 성과를 내긴 쉽지 않다. 그렇게 마음먹지도 않았다. 취임 후 부서장들에게 직접 새해 목표를 정하도록 자율권을 줬다. 자발적으로 일해보자는 취지였다. 향후 2년치 목표를 함께 제출토록 했다. 올해는 아니더라도 내년 더 나아가 장기적 성과를 내기 위해서다. 그 결과 올해 자산의 경우 직원들이 직접 정한 목표치인 9조5000억원의 목표치에 근접한 성과를 올기기도 했다.
- 아쉬웠던 부분은
▲대형 시중은행에 비해 직원들에 대한 교육이 많이 부족했다고 본다. 올해엔 질적 향상을 위해 직원 교육에 많은 투자를 할 계획이다.
- 올해 실적 목표는
▲순이익과 자산 목표를 각각 820억원과 12조원 가량으로 잡았다. 지난해의 613억원과 9조53억원보다 많이 높아진 수치다. 하지만 부서장들이 직접 결정한 목표고 의지가 강한 만큼 달성할 것으로 본다.
- 자산규모가 빠르게 늘면 부실 우려가 있는데
▲리스크 관리 시스템 전체를 바꾸고 있다. 올 1월에 10억 이상의 모든 여신을 재심사했다. 지금은 5억 이상의 여신도 모두 들여다보고 있다. 1년에 두 차례씩 전수 조사를 할 것이다. 담당자에 대한 책임도 끝까지 따라 가게 했다. 지방은행이니까 가능한 일이다. 요즘에는 `현장에 가보라`는 말을 자주한다. 책상에 앉아 서류에 적힌 숫자만 보면 부실 여부를 알 수가 없다. 반면 대기업이 보증하는 안전한 프로젝트나 여신에는 과감해질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취임 후 100억원이었던 여신한도를 없앴다.
- 취임 당시 비이자 수익 부문을 늘리겠다고 했는데
▲전북은행은 다른 지방은행에 비해 이자 수익이 큰 구조를 갖고 있다. 그래서 비이자 수익 부문중 투자은행(IB) 쪽을 열심히 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 실력이 높지 않은 만큼 대부분 대형 시중은행들이 주관하는 컨소시엄에 함께 참여하는 정도다. 이를 위해 국민, 신한, 하나 등 대형 시중은행 출신 인력을 채용하고 있다. 그래야 서로 네트워크도 생기고 실력도 좋아지지 않겠나.
- 올해 가장 중점을 두고 있는 분야는
▲카드 영업 부문이다. 아직 유효회원수가 13만명에 불과하다. 그동안 손놓고 있었던 측면이 많다. 전북은행 고객임에도 불구하고 다른 은행이나 전업사 카드를 사용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내년까지 유효회원수를 최대 3배까지 늘릴 방침이다. 카드외향도 새로 디자인했다.
- 올해 전북지역 영업 계획은
▲소액 대출을 2~3배 정도 늘릴 생각이다. 지방은행이라면 지역사회를 위해 이런 기능을 해줘야 한다. 지점장 경영성과평가(KPI)에도 소액대출 증감 여부를 넣었다. 금융당국 등에서 부실 우려를 제기하고 있지만 이미 우리는 모든 통계를 갖고 있어 문제가 없다고 했다. 연체율 등이 우리가 갖고 있는 기대치 안에서 움직이고 있다. 다만 지역경제가 좋으면 개인 대출이 많이 늘텐데 그렇지는 않은 것 같다.
- 지방은행으로써의 고민은
▲장기적으로 지역 인구가 줄고 있다는 점이다. 노령화도 문제다. 이러한 난제를 극복하기 위한 연구에 착수할 것이다. 장기적 영업 계획을 짜기 위해 풀어야할 문제다. 올해 말쯤 지방의 특성을 살리면서 이러한 난제를 풀 수 있는 장기 영업 전략을 내놓을 것이다. 카드 영업 강화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작년부터 영업, 경영, 리스크 관리, IT 등 모든 분야에서 컨설팅을 받고 있다. 이를 통해 지역 밀착형 은행, 의사 결정이 가장 빠른 은행으로 만들 계획이다.
- 수도권 생존전략은
▲현재 지방은행들은 서울에서 소매가 아닌 도매영업을 주로 하고 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소매 영업을 강화해야 한다. 현재 수도권의 호남 출신 인구가 30% 이상이다. 이들의 애향심을 유도해 서로 윈윈(win-win)할 수 있는 상품을 만드는 등 지역 연고에 방점을 찍은 전략을 짜야한다. 현재 이런 부분에 초점을 맞춰 연구 중이다.
- 올해 수도권 지역 지점 수는 늘리나
▲일단 다음달 중 서초동지점을 열어 4개 지점을 갖출 생각이다. 여력이 된다면 1개 정도 더 늘릴 수도 있다. 그러나 이미 은행 지점들이 꽉 차 있어 낼 자리가 없더라. 지방은행은 현재 도매영업에 치중하다보니 4~5개 정도면 적당하다고 본다.
- 우리금융(053000) 민영화 과정에서 광주은행이 분리매각될 경우 인수 의지는 변함없는지
▲흥미가 없다고 한다면 은행장으로서 직무 유기다. 경제적 이슈만 놓고 보면 카드, 비이자, 이자부문 모두 시너지 효과가 있는 것으로 자체 조사 결과 나왔다. 지역적으로도 중복되는 부분이 없어 인력 구조조정 문제도 발생하지 않는다. 그러나 문제는 정치적 이슈다. 지역적 정서를 고려해야 한다. 광주은행의 주고객인 지자체들, 상공인들과 호흡을 같이 해야 한다. 서로 윈윈하는 구조를 갖고 참여할 것이다.
- 지방은행의 저축은행 인수 가능성은
▲저축은행 부실 사태에 은행권이 참여한다는 것에는 찬성한다. 은행이라면 자금이 몰려있는 수도권 지역을 선호할 것이다. 전북은행도 은행이기 때문에 좋은 기회가 오면 전북지역이 아니더라도 (인수를) 검토할 의향이 있다. 하지만 현재로선 검토하고 있는 것은 없다. 또 저축은행의 부실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확인이 선행돼야 한다. 잘못했다간 배보다 배꼽이 더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 지방은행이다 보니 지역사회 발전에 신경을 써야할텐데
▲아마 전북은행의 이익대비 사회 공헌 활동 규모가 모든 은행 중에서 가장 클 것이다. 각 지점 모두 정해놓은 독거노인, 다문화과정 등을 찾아 매년 4번씩 지원활동을 하고 있다.
◇김한 행장 약력
▲서울(54년생) ▲경기고 ▲서울대 기계공학과 ▲미국 예일대 경영학석사 ▲삼일회계법인 ▲제너럴모터스(GM) ▲동부그룹 미국 현지법인 사장 ▲대신증권 상무이사 ▲와이즈디베이스 대표이사 ▲금융감독위원회 기업구조조정 위원 ▲동양화재해상보험 사외이사 ▲유클릭 대표이사 사장 ▲당산컨설팅 대표이사 사장 ▲메리츠증권 대표이사 부회장 ▲KB금융 사외이사 ▲유클릭 회장 ▲전북은행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