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즘)국회 질타에 울화 치민 장관

by정재웅 기자
2006.09.13 15:44:09

張 예산처장관,"`비전 2030`은 곪은 상처 드러내놓고 이야기 하자는 것"
증세에 민감한 국회의원들 질타에 `격앙된` 반응..장관도 `네 탓` 타령만

[이데일리 정재웅기자] "국회와 `비전 2030` 논의하는데 울화가 치밀어 혼났습니다"

장병완 기획예산처 장관이 13일 기자간담회에서 던진 말이다. `비전 2030`을 국회와 논의하는 과정에서 증세에 민감한 국회의원들로부터 많은 질타를 받았던 모양이다.

`비전 2030`은 오는 2030년 한국이 무엇을 먹고 살 것인지와 장기재정계획 등 국가적 중장기 핵심 이슈를 담은 것으로 선진국 수준의 생활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오는 2011년부터 세금을 늘리거나 정부 빚을 더 내는 등의 재원마련 대책이 필요하다는 내용이다.

사실상의 증세안인 `비전 2030`이 `증세 노이로제`에 걸려있는 국회의원들, 특히 여당 의원들에게는 향후 있을 선거 등에서 악재로 작용할 것임은 분명한 것. `비전 2030`을 실제로 기획했던 한 관계자는 "지난 한 주간 하도 욕을 먹어서 몸무게가 늘었다"고 할 만큼 각계의 반발은 거셌다.



장 장관은 "5%성장에 재정이 차지하는 부분은 1%정도"라며 "재정이 모든 것을 다 책임지는 것으로 알고들 있는데 절대로 아니다"라며 `비전 2030`과 관련된 서운함을 토로하기 시작했다.

그는 "우리 국민들이 삶에 대한 기대는 높으면서 세금은 부담하지 않겠다고 하면 안된다"면서 "기대를 낮추던가 아니면 부담을 늘리던가 해야지 해외 선진국을 다녀보고는 기대만 높고 부담은 못하겠다고 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장 장관은 "`비전 2030`은 염증이 생겼는데 덮어만 두지말고 드러내놓고 이야기 하자는 것"이라며 "손가락이 10개뿐인데 15개를 내놓으라고 하면 내놓을 재간이 없는 것 아니냐"며 격앙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예산처 장관의 불만은 `내 탓`은 없고 `네 탓`만 있는 청와대 코드와 맞춤형이다. 국민의 대표인 국회의원들의 질타에 해결책을 모색하기는 커녕 되레 `울화가 치민다`고 삿대질을 하고 있는 격이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