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은행 이사회 면담, 영미호주도 실시…"관치 아냐"

by노희준 기자
2023.02.23 10:44:56

美 OCC, 英 PRA, 호주 APRA 등도 최소 연 1회 만나
전체 은행 및 은행지주 이사회 의장 간담회 연 2회 실시

[이데일리 노희준 기자] 금융감독원이 은행별로 최소 연 1회 면담을 실시할 예정인 가운데 영국과 미국, 호주의 금융감독당국도 은행 이사회와 간담회를 개최하는 등 긴밀한 소통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국내 금융당국도 이전부터 이사회 면담 등을 실시해온 것으로 확인된다. 금감원은 은행별 이사회 면담과 별개로 전체 은행 및 은행지주 대상의 이사회 의장 간담회를 상반기와 하반기로 나눠 실시할 예정이다.

23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해외 금융감독당국은 이사회와의 면담 등을 감독ㆍ검사 프로세스의 일환으로 명시하고 이사회와 적극적으로 교류ㆍ소통하고 있다.

가령 미국 은행 감독당국(OCC), 영국 건전성감독청(PRA), 호주 건전성감독청(APRA) 등은 이사회 면담 절차를 검사프로세스나 업무계획 등에 명시하고 있다.

아울러 이들 감독기관은 최소 연 1회 이상 등 정기적으로 또는 수시로 은행 이사회와 면담을 실시하고 있다.

가령 미국의 OCC는 검사메뉴얼에 “OCC는 검사 결과 및 여타 상호 관심 사안에 대해 감독주기(12~18개월) 동안 이사회와의 소통을 유지해야 한다”며 “감독주기 중 최소 1회 이상 이사회 면담을 실시하며 은행 상황에 따라 필요 시 더 자주 면담해야 한다”고 규정했다.

이는 감독당국과 은행지주ㆍ은행 이사회와의 정례적 소통이 국제기구에서 권고하는 사항이기 때문이다.

실제 바젤 은행감독위원회(BCBS)는 은행감독에 관한 핵심 준칙(core principle)을 통해 감독당국은 은행의 리스크 평가 등을 위해 은행 이사회 등과 충분한 접촉을 유지하고 감독당국의 감독ㆍ검사 결과를 논의하기 위해 은행 경영진 및 이사회와 면담해야 한다고 권고하고 있다.

이와 함께 국내에서도 국제기준을 반영해 코로나19 이전까지 감독당국은 은행 이사회와의 교류를 확대하는 추세였다.



실제 코로나19 이전인 2015년 7월부터 2019년 2월 기간 중 금감원은 담당 임원 주재로 은행 이사회 의장 등과 총 22회 이상의 면담을 실시했다.

이 과정에서 금감원 담당 임원 등은 개별 지주ㆍ은행 이사회 의장 등과 주로 면담했고 면담 시 해당 은행에 대한 검사결과, 상시감시를 통해 발견된 주요 경영현안 등을 논의했다.

아울러 고위급 차원에서 금감원장과 은행지주 및 은행 이사회 의장과의 간담회도 지속적으로 실시됐다. 2017년 4월, 2018년 10월, 2019년 5월, 2022년 11월에 금감원장은 은행 이사회 의장 등과의 간담회를 열었다.

은행 이사회는 은행의 경영전략, 내부통제 및 지배구조, 리스크 관리 정책에서 최종 의사결정기구다.

이에 따라 내부통제가 실효성 있게 작동하고 건전한 지배구조가 확립되기 위해서는 이사회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는 게 감독당국 판단이다.

금감원은 은행 이사회와의 면담 등을 통해 균형감 있는 의사결정을 지원하고 은행 이사회 기능을 제고하길 기대하고 있다.

이를 위해 면담 등을 하는 과정에서 최근 금융시장 현안 및 금감원 검사ㆍ상시감시 결과 등을 공유하고 애로 및 건의사항도 청취한다는 계획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은행별 검사계획 등을 감안해 은행별로 이사회 면담 일정을 수립하고 은행별로 최소 연 1회 면담을 실시할 예정”이라며 “이와 별도로 전체 은행 및 은행지주 대상의 이사회 의장 간담회를 상반기와 하반기로 나누어 실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