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로 왕따 뽑자” 피라미드 게임 모방 유행...교육계 긴장

by홍수현 기자
2024.03.25 11:00:47

tvN 드라마 ''피라미드 게임'' 속 설정 모방
투표로 집단 따돌림
각급 학교 가정통신문 발송...관심과 지도 당부

[이데일리 홍수현 기자] 드라마를 모방한 신종 따돌림 현상이 확산해 교육계가 긴장하고 있다.

피라미드 게임. (사진=티빙)
전북특별자치도교육청은 25일 “티빙 드라마 피라미드 게임과 같은 놀이가 일부 학교에서 유행하고 있다”며 “예방 차원에서 관련 가정통신문 발송을 도내 모든 학교에 요청했다”고 밝혔다.

최근 전북 전주시를 중심으로 다수의 초등학교, 중학교에서 ‘피라미드 게임’ 확산 방지를 위한 안내 가정통신문이 배포됐다.

학생들 투표로 왕따를 뽑아 학교폭력을 가한다는 드라마 속 설정이 실제 교내에서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학교 측은 가정통신문에서 “최근 채널 티빙에서 공개한 드라마 ‘피라미드 게임’으로 놀이를 가장한 집단 따돌림 현상이 학교에 확산되고 있다”며 “피라미드 게임은 학교 내에서 계급과 폭력의 문제를 다루며 학생들 사이의 서열을 정하고, 그 결과에 따라 상위 등급의 학생들이 하위 등급의 학생들을 괴롭히는 상황을 그리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놀이로 시작한 피라미드 게임이 특정 대상에게 실체적인 괴롭힘을 주는 심각한 학교폭력이나 집단 따돌림을 양산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라며 “학생들 사이에 자유롭게 이루어지는 놀이문화가 범죄의 씨앗이 되지 않도록 학부모님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지도를 당부드린다”고 밝혔다.

배포된 가정통신문 일부 (사진=학교 홈페이지 캡처)
총 10부작으로 제작돼 지난달 29일 19세 관람불가 등급으로 처음 공개된 ‘피라미드 게임’은 동명의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한 작품이다.

한 달에 한 번 비밀투표로 왕따를 뽑아 가해자·피해자·방관자를 나누는 백연여고 2학년 5반을 배경으로 한다. 투표에서 A~F 등급으로 서열을 매기고 하위 등급을 받은 학생들은 반 청소, 급식, ‘감정받이’ 등 공식적인 괴롭힘의 대상이 된다. ‘나만 아니면 된다’고 생각하는 모두가 공범인 셈이다.

일각에선 현실을 적나라하게 투영했다는 공감을 이끌기도 했지만, 이를 실제로 따라 하는 부작용이 발생하며 우려가 잇따르고 있다.